<미리보는대통령배고교야구>下.쌍둥이 형제 대거 출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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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삼성의 이태일은 병상을 딛고 일어나 16일 대구구장에서 1년7개월만에 등판,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23일 개막하는 대통령배 고교야구대회에서는 교통사고로 휴학한뒤 재기의 와인드업을 하는 휘문고의 정형주가 마운드에 오른다.
정은 3년여동안 타자가 아닌 병마와 피를 말리는 승부끝에 「투구가능」이라는 귀중한 승리를 거뒀다.
정은 『92년 중2때 교통사고로 왼쪽무릎 신경이 끊어져 수술을 받고 야구를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을때는 하늘이무너지는 것 같았다』며 『내 다리를 붙들고 눈물흘리던 어머니를생각하며 이번 겨울에는 이를 악물고 훈련에 임 했다』고 말했다. 휘문고에는 70년대 농구코트에서 명가드로 활약했던 박원근씨의 아들 박용택과 오우진.영진 형제,채상병.전병 쌍둥이형제도 같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게 돼 이채롭다.
박은 아버지와 다른 종목인 야구를 택했지만 경기가 있을때마다관중석에서 아들을 지켜보며 『후회없는 경기를 하라』는 아버지의격려에 따라 이번 대회에서는 지난해 아깝게 놓친 최다안타 기록을 세우겠다는 각오다.
형제선수중 1학년인 오영진은 아직 주전으로 뛰기는 힘들지만 3번타자인 형 오우진을 뒤에서 응원하고 채상병.전병형제는 모두2학년이어서 형제간의 주전 경쟁이 흥미롭다.
신일고에도 각각 쌍둥이인 송대현.대민형제가 있으나 아직 1학년으로 이번 대회에서 뛰는 모습을 보기는 힘들다.마산고에는 권봉식.동식형제가 각각 외.내야를 지키고 있어 이들의 활약이 관심거리. 이들외에 순천 효천고등학교 야구부장으로 부임한 전 프로야구 OB투수였던 장호연씨가 눈길을 끈다.
OB시절 뛰어난 제구력으로 상대 타선을 제압했던 그가 이제는후배양성의 길에 투신,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그러나 아마추어와 프로간의 협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야구협회측은 그의 등록을 거부,덕아웃에 들어가 선수들을 격려하는 것조 차 금지하고 있어 안타깝다.
장은 『동국대 체육교육과 시절 교생실습도 착실히 하고 정식 교사자격으로 효천고에 몸을 담았는데 교사가 학생들을 지도할 수없다니 안타깝기만 하다』며 『경기만을 위한 선수를 키우는 것이아니라 장래성있는 선수를 길러내 학생야구의 전 통을 세우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곽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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