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정·부통령제로 개헌’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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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DJ·얼굴) 전 대통령은 10일 “국민 여론이나 마음은 다른 제도를 별로 바라지 않고 있지만 개헌의 필요성은 있다”며 18대 국회에서의 개헌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DJ는 “정·부통령제를 채택해야 한다”며 권력 구조 개편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그는 이날 KBS TV ‘일요진단’ 프로그램과의 특별대담에서 “그래야 (대통령과 부통령 중) 한 사람이 보수적이면 다른 사람은 개혁적인 사람으로, 한 사람이 동쪽 출신이면 다른 사람은 서쪽에서 나와 균형을 맞출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DJ는 또 “대통령의 (업무적) 부담을 덜어줘야 중요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며 “(정·부통령제를 도입해) 만일 대통령이 없을 경우 국정을 하루도 중단 없이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선거운동을 못하게 하는 것도 고쳐야 하고 도지사나 시장도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DJ는 또 이명박 정부의 지지율 추락과 관련해 “근본적인 원인은 이 정부 사람들이 ‘잃어버린 10년’을 얘기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DJ는 “국민들이 볼 때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10년 동안 아주 잘된 일들이 많았는데 (이명박 정부가) 그걸 무시하고 잃어버렸다고 했다”며 “(그래서 국민이) 옛날 유신 시대로 돌아간다는 얘기냐는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상당수 국민이 제2의 유신의 전초가 일어나고 있지 않느냐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는 얘기를 여러 번 들었다”며 “‘잃어버린 10년’ (주장과) 같이 상대방을 완전히 잘못된 것으로 몰아붙이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DJ는 이어 “그 사람들(이명박 정부)이 상대방을 ‘좌파’라고 한다면 ‘넌 빨갱이다’ 이런 건데 그렇게 몰아가면 독재밖에 길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그런 식으로 하면 국민도 불행하고, 당한 사람도 불행하고, 그렇게 한 사람도 불행”이라며 “그런 말은 나라와 민족을 생각해 양심상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DJ는 또 ‘대한민국 정부수립 60년사를 한 단어로 표현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 ‘칠전팔기(七顚八起)’를 제시한 뒤 “우리 국민은 국토가 분단됐지만 나라를 세웠고, 독재정치가 일어났지만 극복해 민주화를 이뤘고, 파탄된 경제를 다시 일으켰으며 남북관계에 화해협력의 기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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