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잔 ‘계영배’로 술 줄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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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계영배(戒盈盃)로 절주(節酒) 실천을-.

영주시 보건소가 건전한 음주문화를 정착시키고 절주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모범음식점에 계영배(사진)라는 술잔을 보급하고 나섰다.

계영배는 ‘술을 많이 마시는 것을 경계한다’는 뜻이 담긴 술잔으로 술이 70% 이상 차면 잔 밑에 있는 구멍을 통해 흘러내리도록 만들어진 술잔이다. 술잔 가운데 기둥 속에 들어 있는 빨대를 구부린 듯한 관이 바닥에 뚫린 구멍과 연결돼 술이 넘치면 관 안쪽과 바깥쪽의 압력차 때문에 기둥 밑의 구멍으로 흘러나가도록 설계돼 있다.

옛 어른들이 과욕과 지나침을 경계하기 위한 의미로도 사용하던 잔이다. 계영배는 소설과 TV드라마 ‘상도’에서 인간의 욕망을 다스리는 신비의 잔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영주시 보건소는 이달부터 지역의 모범음식점 76곳에 6개씩 계영배를 시범 보급하고 시민들의 절주운동을 유도하고 있다.

영주시는 2003년부터 건전한 음주문화 정착을 위해 술잔 안돌리기 운동, 고글을 활용한 가상 음주체험, 절주 서명운동 등 다양한 절주운동을 벌여 왔다. 그 결과 2007년 경북대 의대 예방의학교실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영주시의 음주율이 62%로 전국 평균 78.4%보다 16% 포인트나 낮게 나타났다. 이번 음주율은 40세 이상 음주 경험자 465명을 대상으로 1주일에 2∼3회 이상을 마시는 사람의 비율이었다.

영주시 보건소 정명선 담당은 “계영배 보급은 조상들의 지혜를 빌려 그동안 벌여 온 절주 캠페인을 한 단계 끌어 올리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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