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온두라스에 대승해야 ‘8강 경우의 수’실낱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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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승점 1에 그친 한국의 8강 시나리오는 딱 한 가지다. 13일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카메룬이 이탈리아에 큰 점수 차로 지고 한국이 온두라스에 대승을 거두는 것이다. 승점이 같을 경우 골득실로 순위를 가리기 때문이다.

현재 골득실 차에서 카메룬이 +1, 한국이 -3을 기록하고 있어 한국은 온두라스전에서 다득점한 뒤 이탈리아-카메룬 최종전을 지켜봐야 한다.

이날 한국은 박주영·신영록·이근호 3명 공격수를 선발 출전시켰다. 중원에는 김정우와 기성용을 좌우에 포진시키는 한편 오장은을 약간 뒤로 처지게 했다. 수비 라인은 밑으로 처지면서 상대에게 뒷공간을 주지 않고 역습으로 공격하겠다는 복안이었다. 경기 초반 10분은 통했다. 협력 수비도 잘되면서 상대 공격수를 효과적으로 막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실력 차는 드러났다. 오장은까지 수비 라인에 가담하면서 중원은 이탈리아의 무대가 됐다. 패스의 길목을 선점한 이탈리아는 중원을 놀이터 삼아 자유자재로 한국 수비라인을 농락했다. 한국은 로시(비야 레알)와 조빈코(유벤투스)의 빠른 측면 돌파를 이용한 위협적인 공격에 끌려다녔고 끝내 전반 16분 골문을 내줬다. 이탈리아 선제골의 주인공은 로시. 로시는 중앙에서 찬 슛이 수비수를 맞은 뒤 기성용이 처리하지 못하고 흐르자 페널티킥 지점에서 미끄러지면서 왼발로 차 넣어 골을 만들었다.

한국은 실점 후 박주영을 오른쪽 윙포워드로 돌리며 변화를 꾀했으나 전반 32분, 이번에는 로키(라치오)에게 두 번째 골을 헌납했다. 마르코 모타(우디네세)가 수비수 두 명을 따돌리고 오른쪽 깊숙이 파고든 뒤 중앙으로 낮게 크로스를 했고 로키가 달려들며 오른발 강슛으로 골 네트를 흔들었다. 한국은 상대 문전까지 가기도 힘들었다. 미드필더를 거치지 않은 롱패스는 상대에게 번번이 막혔고 크로스도 위협적이지 못했다. 박주영이 김동진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하며 크로스 바를 맞힌 것이 유일한 득점 기회였다.

한국은 11일 오전 전세기편으로 상하이로 이동, 13일 오후 6시 상하이 스타디움에서 2패로 탈락이 확정된 온두라스와 조별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친황다오=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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