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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라디오 DJ는 아주 매력적인 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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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식이 많은 방송보다 소박하고 단아한 느낌의 방송이 됐으면 좋겠어요."

가수 이적(30)이 26일부터 KBS 쿨FM(89.1㎒)에서 '이적의 드림 온'(자정~오전 2시)의 마이크를 잡는다. 그가 라디오 DJ를 맡기는 이번이 세 번째. 1996~97년 MBC '별이 빛나는 밤에', 2000년 MBC 'FM 플러스'에서 진행을 맡았다가 군에 입대하는 바람에 중도 하차했다.

"옛날에는 라디오 밖에 들을 게 없었잖아요. 노래도 녹음해 듣곤 했죠. 지금은 라디오의 영향력이 떨어진 게 사실이에요. 그러나 여전히 라디오를 애청하는 분들은 많아요. 음악과 청취자의 사연이 조화되는 데서 즐거움을 느끼시는 분들이죠. 앞으로 청취자들과 교감하는 쪽에 무게를 두려고 해요."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는 짧은 스포츠 머리를 하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깎고 보니 젤을 바르지 않아도 되고 머리 손질을 하지 않아서 좋다"고 했다. 이씨는 자유분방한 기질에도 불구하고 일단 방송을 맡으면 결석 한번, 지각 한번 하지 않기로 유명하다.

"전에도 펑크낸 적이 한번도 없었고, 제 시각에 늦은 적도 없었어요. 라디오 DJ는 오래하다보면 왠지 정시에 출퇴근하는 회사원이 되는 것 같아 힘들기도 해요. 그렇지만 또 쉬고 있으면 '하고 싶다'는 충동이 드는 묘한 구석이 있어요."

개인적으로 그는 요즘 무척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대학 졸업을 위해 마지막 학기를 다니고 있고, 콩트도 쓰고, 라디오 DJ도 하고, 앨범도 준비 중이다. 콩트집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틈틈이 올린 글을 보고 출판사에서 연락이 와 착수하게 됐다.

그룹 '패닉'의 재결합설에 대해서는 "하기는 하는데 시기가 문제"라고 말했다. '패닉' 멤버였던 김진표는 '드림 온'에 고정 게스트로 출연한다. "진표하고 재결합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하고 있어요. 계획은 있는데 구체적으로 언제인지는 정하지 못했어요. 내년이나 내후년이 아닐까 싶어요."

올해로 만 서른을 맞은 그는 감회가 남다른 듯했다. "20대 때는 인생에 대해 쉽게 생각했죠. 이제는 내 음악 세계를 만들지 않으면 언저리만 돌다가 끝나겠구나 하는 위기감이 들어요."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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