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 물가 12.5% 급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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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7월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또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생산자물가는 기업 간에 거래되는 도매가격을 기준으로 삼는다. 1~2개월 지나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앞으로 소비자물가의 상승 압력도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한동안 떨어지던 국제 유가가 반등 조짐을 보이고 환율도 다시 가파르게 오르면서 물가 불안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8일 한국은행은 7월 생산물가 총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2.5% 올랐다고 발표했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 7월(12.8%) 이후 최고치다. 석유제품(57%), 화학제품(38%)이 오름세를 주도했다. 상대적으로 잠잠했던 서비스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유가가 지난달 중순 이후 떨어지기 시작했지만 7월 평균 유가는 전달보다 2.7% 높았다”며 “8월에는 유가 하락세가 반영돼 상승률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제 유가는 재상승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유(WTI)는 전날보다 1.44달러(1.2%) 오른 배럴당 120.02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1일 이후 나흘(거래일) 만에 다시 상승한 것이다. 지중해 연안으로 원유를 수송하는 터키 지역의 송유관이 5일의 폭발 사고로 2주간 폐쇄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또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올해 허리케인 발생이 당초 예상보다 잦을 것이라고 밝힌 것도 영향을 줬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도 이날 낸 보고서에서 12월께 유가가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환율도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1.4원 오른 달러당 1027.9원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론 지난달 8일 1032.7원 이후 가장 높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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