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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 배려하는 ‘페어트래블’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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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 연세대 대학원생 서정기(30)씨는 6월 중순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 다람살라를 찾았다. 대형 리조트가 아니라 현지인이 운영하는 숙소에서 머물고, 맥도널드 같은 체인점 대신 지역 식당을 이용했다. 가이드도 다국적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현지 사람을 썼다. 서씨는 “관광객으로서 그냥 막 쓰고 돌아오기보다 현지 지역 경제에 환원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고 말했다.

# 동국대생 신승봉(26·산업시스템공학 4)씨는 7일 같은 학교 친구 13명과 함께 몽골 울란바토르로 12박13일 ‘공정 봉사’ 여행을 떠났다. 공정 봉사는 일방적인 봉사가 아닌 현지 주민과 동등한 입장에서 교류하는 봉사다. 신씨는 몽골 현지 사회복지단체를 통해 알게 된 대학생들과 연락하며 함께 일정을 짰다. 몽골 국립 노인요양원을 찾고, 현지 마을에서 벽화를 그리고 관광객을 상대로 ‘공정 여행’을 알리는 캠페인도 할 예정이다. 신씨는 “두 달 전부터 현지 학생들과 논의하며 일정을 짜는 게 쉽지는 않았다”며 “하지만 그쪽 학생들의 시각을 이해하고 진짜 필요한 봉사를 알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단순히 놀고 즐기는 해외 여행에서 벗어나 현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공정 여행(Fair travel)’을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공정 여행은 윤리적 여행, 책임 여행으로도 불린다. 방식도 다양하다.

◇코끼리 돌보는 여행까지=회사원 조완철(36)씨는 6월 말에서 7월 초 네팔 트레킹을 다녀왔다. 가이드는 현지에서 여성 자립 운동을 펼치는 단체인 ‘스리 시스터스’를 통해 소개받았다. 조씨는 “대규모 여행사를 통해 구하는 것보다 비용은 20% 정도 더 든다”며 “하지만 현지인에게 더 많은 돈이 가고 현지에 재투자된다는 점 때문에 이용했다”고 말했다.

‘코끼리를 돌보는 여행’도 있다. 5일 태국으로 떠난 래퍼 박하재홍(30)씨는 현지의 코끼리 보호단체를 통해 일주일 동안 코끼리를 돌보기로 했다. 코끼리들이 관광객에게 맛있게 먹이를 받아 먹는 모습을 보이고자 하루 종일 굶거나 묵직한 쇠갈고리가 달린 막대로 사육된다는 것을 알고서다.

아름다운 재단은 아시아 여행 때 현지 책 1권씩을 사오는 ‘책임 여행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에서 외국인 근로자와 이주 여성들에게 주기 위해서다. 책을 사는 것은 현지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 지난주 태국에서 책 2권을 사온 회사원 고은정(31)씨는 “서점에 가니 그 나라의 문화 도 알 수 있었고, 한국의 외국인 노동자에게도 도움이 된다니 뿌듯했다”고 말했다.


백일현 기자

◇공정 여행(Fair travel)=단순히 즐기는 대신 현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여행이다. 1980년대 영국에서 처음 시작돼 공정 여행을 전담하는 여행사까지 생겼다. 대형 리조트보다 지역 밀착형 숙소를 이용하고, 짐꾼들에게 정당한 임금을 지급하고, 여행비 를 현지 동물보호사업에 기부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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