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7세 소녀 무모한 기록도전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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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목숨을 걸고 신기록에 도전하는 미국인들의 모험심은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세계 최연소 미 대륙횡단 비행기록을 세우기 위해 7세 소녀가 조종하던 비행기가 이륙 직후 추락해 숨지자 미국인의 「무리한 기록 도전」에 대한 자성의 소리가 높 아지고 있다. 총 비행시간 35시간에 불과한 제시카 듀브로프는 11일 세스나 경비행기를 조종,강풍이 몰아치는 악천후 속에서 와이오밍주샤이엔공항을 이륙했다.비행기는 활주로를 벗어난뒤 고도를 올리지못하고 지상에 추락해 듀브로프와 동승한 아버지, 그리고 비행 교관 모두 숨졌다.
듀브로프는 자신이 조종한 경비행기의 페달에 발이 닿지 않아 알루미늄으로 만든 보조장치를 착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현재 최연소 미 대륙 횡단 비행기록 보유자는 미국의 토니 알리엔지나(88년 당시 9세).
이후 89년 기네스협회와 국제항공협회(NAA)는 어린이들의 비행 기록 도전이 위험하다고 판단,16세 이하의 비행 기록을 인정하지 않기로 결정했었다.
미국에서는 84년 27명의 석탄 광원이 24시간내 최고 채광량의 세계기록을 세우기 위해 무리한 작업을 하다 전원이 갱에 묻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미국 아동심리학자들은 이번 사고가 철부지 아이들의 단순한 성취 욕망과 이 를 별 생각없이 받아들이는 부모들의 태도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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