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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구후보 거리 나가라" 신한국당 21번 박찬종 독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신한국당 전국구 21번을 받은 박찬종(朴燦鍾)수도권선대위원장이 자기당의 다른 전국구 후보들에게 한바탕 독설을 쏘아댔다.전국구 후보 공천자회의에서다.
27일 오전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후보들은 기분이 붕뜬 상태였다.앞번호를 받은 사람들은 가만히 앉아서 금배지를 챙기게된 마당이다.여기저기에서 덕담이 오가는데 朴위원장이 갑자기일어섰다.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박세환(朴世煥.전국구9번)장군님.내일부터 명동거리로 나가 이렇게 외치세요.「나는 ROTC 1기로 육군대장을 지낸 박세환입니다.저는 신한국당에 입당했습니다.개혁과정에서 잘못된 점도 많지만 그래도 나 라를 이끌어갈 건 신한국당입니다.육군대장을 지낸 저를 믿으시고 신한국당을찍어주세요」 그렇게 외치면 사람들이 모여들 겁니다.』 朴위원장은 아예 이름을 거명해가며 『후보들은 발바닥 부르트게 뛰고 있는데 전국구 받았다고 느긋해하지 말고 현장으로 나가라』고 다그쳤다. 『김덕(金悳.전국구7번)선배.안기부장할 때 음지에서만 일했으니까 사람들 많은데 찾아가 직접 연설하세요』『신영균(申榮均.전국구8번)예총회장님.영등포시장 같은데 가서 신한국당 찍어달라고 외치고 다니세요』『권영자(權英子.전국구5번.전정 무2장관)장관님.여자라고 가만히 있을게 아니라 직접 뛰어다니세요.』다 내로라하는 자리에 있던 사람들에게 길거리에 서서 미친 사람처럼 『신한국당을 찍어달라』고 소리치라고 요구한 것이다.처음에는 『또 무슨 엉뚱한 소리냐』고 시큰둥하던 전국구 후보들은 朴위원장이 하도 진지하게 『뭔가 달라야 선거에서 이긴다』고 주장하자 잠잠해졌다.
전국구 21번을 받은 朴위원장의 이같은 주장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 보인다.말번인 자신도 합동유세장마다 빼놓지 않고 쫓아다니고 새벽에는 지하철역에도 나가 한표를 호소한다.그런 그의 입장에선 전국구 상위순번을 차지하고도 별로 선거에 열의를 보이지 않는 인사들이 답답했을 것이다.
朴위원장은 『아무리 말해야 안할게 뻔하니까 대통령에게 전국구후보 5명을 지원해달라고 해 이들과 직접 길거리에 나가겠다』고말했다. 어쩌면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전직 안기부장.장관.
군장성.교수등 쟁쟁한 인사들이 줄줄이 선채로 『한표 부탁한다』고 소리치는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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