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투수 통보받은 롯데 차명주 선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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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마무리 투수는 위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침착해야 한다.대범해야 하고 머리 회전이 빨라야 한다.그리고 무엇보다 인간성이 좋아야 한다.늘 낙천적인 생각으로 마운드에 오르는 것도 필요조건의 하나다.』 역대 최고대우(계약금 5억원.연봉 2천만원)를 받은 차명주(23.롯데.사진)가 알고 있는 마무리투수의 성공조건들이다.차는 호주 전지훈련 동안 코칭 스태프로부터 마무리투수를 맡으라는 통보를 받고 투구 패턴은 물론 생활습관까지 「마무리투수 스타일」로 바꿨다고 한다.아마추어때 1백40㎞대의 바깥쪽 빠른 공과 슬라이더를 주로 던졌던 차는『마무리투수는 주자가있을 때 등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땅볼로 승부해야 한다』는양상문 투수코치의 주문에 따라 투심.SF볼.싱 커등 떨어지는 변화구를 주로 던지고 슬라이더는 거의 던지지 않을 방침이다.
『위기관리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민첩한 상황판단이 우선돼야한다.두뇌 회전을 빠르게 하기 위해 컴퓨터를 배우고 있다.』차는 지난 겨울 영어회화학원에 다니면서 낯선 상황에 대한 두려움을 없앴고 요즘은 컴퓨터에 매달려 있다.
「투수는 자신을 위해 몸을 던져주는 야수들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야수들을 「자기사람」으로 만드는데도 열심이다.궂은 일은 무조건 먼저 나서고 선배들이 시키는대로 한다.공필성.박정태등 경성대 출신 야수들은 특히 야구를 했던 형(차석재 .28)의 동문들이라 동생처럼 대해준다.대학시절 가까웠던 94년 신인왕 유지현(25.LG)으로부터 신인으로서 명심해야 할 여러가지 충고를 듣기도 했다.
『마무리 투수는 결과를 운명처럼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에 낙천적이어야죠.또 즐거운 마음으로 등판하려면 늘 엔도르핀이 넘치게해야 합니다.』 철저히 이론으로 무장한 차는 28일께 첫 프로마운드에 오른다.
부산=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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