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블로그] 양정례 의원 부업은 '부동산 임대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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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대 국회에 새로 들어간 의원 161명의 재산이 공개되었습니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8일 국회 공보를 통해 공개한 '18대 국회의원 신규 재산등록' 자료에 따르면 1인당 평균 재산신고액은 31억7300만원이라고 합니다. 제17대 때의 11억700만원에 비해 재산이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죠. 이번에 새로 재산을 등록한 의원은 18대 국회를 통해 처음 들어온 초선 134명과 재입성 의원 27명입니다.

재산액 1위는 823억2700만원을 신고한 한나라당 조진형 의원입니다. 초선 중 1위는 한나라당 김세연 의원으로 512억원을 신고했습니다. 사실 이들 161명 의원들의 재산은 지난 3월말 총선때 선관위를 통해 당시 출마한 모든 후보들과 함께 이미 공개되었습니다. 이들 의원들의 재산액보다 지난 4개월새 재산 내역이 어떻게 달라졌느냐가 더 관심거리가 되겠죠. 관심을 끌만한 의원이 있습니다.


이달 10일 양정례 의원 모습. [중앙포토]

18대 국회 최연소인 친박연대 비례대표 양정례 의원입니다. 양 의원은 지난 총선 때 총 7억1600만원의 재산을 선관위에 신고했습니다. 양 의원 본인 뿐만 아니라 친정 부모의 재산을 포함한 금액입니다. 당시 관심을 끈 것은 땅, 상가 건물과 함께 67억원의 빚을 지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양 의원 자신의 이름으로 10억8000만원의 금융기관 대출금도 있었습니다. 당선 후 양 의원의 재산은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미 결혼을 했는데 남편의 재산 내역이 빠졌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에는 얼마나 신고했을까요.

국회 공보에 따르면 양정례 의원은 건물 등 29억여원의 부동산과 함께 채무 24억원을 포함해 순재산 10억5259억원을 신고했습니다. 총선 때 신고한 내역과 달라진 게 많습니다. 우선 순재산액이 3억원 이상 늘었습니다. 또 친정 부모의 재산은 모두 빠졌습니다. 결혼한 사실을 뒤늦게 반영한 것이죠. 하지만 시댁 부모의 재산은 고지를 거부했습니다. 변호사로 알려진 남편의 재산은 2349만원의 예금과 7125만원의 대출금 뿐입니다. 마이너스인 셈이죠.

양정례 의원이 지난 3월 신고한 금융기관 대출금은 10억8000만원이었지만 현재는 13억7970만원으로 4개월새 3억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양 의원의 재산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주택입니다. 재산중 건물 내역을 보면 양 의원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 탄현동에 단독주택, 연립, 다가구, 다세대 등 모두 4건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는 다가구와 다세대 각 1건씩 2건의 주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옵니다.

이것으로만 본다면 양 의원이 보유한 주택은 6가구로 착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행 법 규정에 따르면 양정례 의원은 10가구 이상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양정례 의원이 소유한 연희동 다세대 주택.

양정례 의원이 국회에 재산등록한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공시가격 8억5000만원 다세대주택은 실제 주택 13채로 보아야 합니다. 한 동으로 지어졌더라도 다세대주택은 독립적 공간을 각각의 주택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등기본증본에도 13채로 나와 있습니다.

나머지 주택 5건을 각각 1주택으로 보더라도 양 의원은 주택을 최소 18가구나 가진 다주택 소유자입니다. 개인에게 주택 18채가 왜 필요할까. 부동산 임대업이라도 하는 것일까요. 재산 내역 중 채무 부분을 보면 유추할 수 있습니다.

양 의원은 연희동 다세대 13가구 모두 세를 준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이 다세대주택에 걸린 채무는 13건 4억5000만원입니다. 임대보증금이겠죠. 연희동에 있는 또 다른 주택과 고양시에 있는 4건의 주택도 임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이한 것은 고양시 탄현동에 있는 다가구주택(단독주택과 같은 것임)의 경우 공시가격은 3억923만원이지만 보증금 액수는 4억3000만원(17건)이나 됩니다. '배보다 배꼽이 크다'고 해야죠. 국회 공보에 나온 재산내역을 보면 양정례 의원은 보유하고 있는 주택 6건 모두를 임대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보증금 액수는 모두 9억원이 넘습니다.

보유한 주택을 다 임대했다면 현재 양정례 의원은 어디에 살까요. 재산 내역에 별도로 임차한 집이 없습니다. 양 의원은 지난 총선 때 주소지를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으로 기재했더군요. 친정 부모가 소유하고 있는 상가 위층에 주택이 있습니다. 아직도 거기서 사는 것일까요. 소유하고 있는 주택은 남에게 모두 빌려주고...

노태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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