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봄개편 오전방송 연징이후 2주간으 TV모니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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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지난 4일 방송3사가 일제히 봄개편을 단행한지 2주일.TV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우선 눈에 띄는 것은 평일 아침 TV를 2시간 더 보게됐다는 것과 KBS 『바람은 불어도』가 독주하던 밤8시대에 MBC에서도 일일극 『자반고등어』 를 보게 됐다는 점.또 가장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는 KBS-1TV에 맞불편성으로 도전한 MBC의 쟁패여부가 관심거리였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해 개편2주를 맞은 브라운관이 일단은 양적팽창에 걸맞은 질적 향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늘어난 오전프로는 제대로 된 볼거리가 없어 전반적 시청률이 오히려 하락했고 『바람은 불어도』는 변함없는 인기를 지키고있으며 그밖의 프로들도 KBS가 전반적인 우위를 고수하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오전10시부터 2시간 연장된 아침프로는 4채널 모두 주부프로 일색으로 「오전=주부시간대」란 공식이 연상될 정도.
제목에 「주부」「여성」이 들어가는 프로만 7편에 달하며 내용은 중산층이상 서울주부의 소비욕을 자극하는 정보프로.토크쇼가 대부분이다.이 때문에 KBS 『생활백과』『무엇이든 물어보세요』가 같은 아이템을 다루는등 심지어 같은 방송사내에 서조차 소재가 중복돼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또 연장시간대에 신설된 어린이프로는 KBS-2TV 『열려라 만화동산』1편 뿐이고 노인.장애인을 다룬 프로는 전무해 계층 소외현상이 더욱 심화됐다는 지적이다.
KBS의 방송관계자는 『똑같은 주부프로가 대거 양산된 것은 시청률지상주의와 인력부족의 소산』이라며 『굳이 주부프로를 만들겠다면 주부를 상품화하는 현 유형에서 벗어나 서민층.지방주부등소외계층을 다룬 프로를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 『바람은 불어도』와 동시간대에 편성된 MBC 신설 일일극『자반고등어』가 아직은 『바람은…』의 아성을 공략하기엔 역부족인 것으로 드러났다.『자반고등어』는 작가 김정수씨의 탄탄한 대본과 김혜자.김수미의 연기가 돋보이나 『바람은… 』에 대한 부담때문인지 가끔 연출의 일관성이 흔들리는 게 문제.MBC측은 『인기가 정점에 달한 「바람은…」의 시청자를 빼앗아오긴 힘들겠지만 종영후에는 작품성 있는 「자반고등어」에 손님이 몰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방송사들이 방송시간만 늘리고 제작인력.비용 증강에는 소홀해 유사프로가 범람하는 결과를 빚었다며 이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97년 종일방송을 실시한다 해도 시청자에게 외면받기 쉬울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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