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여대야소] 추미애.조순형 등 거물 '우수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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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조순형 대표와 부인 김금지씨가 15일 오전 대구시 범어3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매일신문 제공]

어김없이 거물들이 줄줄이 낙마했다. 특히 탄핵의 직격탄을 맞은 민주당.한나라당 거물들이 표심 앞에 추풍낙엽이었다.

민주당 추미애 선대위원장이 떨어졌다. 서울 광진을에서 40대 초반 정치신인 김형주(열린우리당)후보에게 밀렸다. '3보1배'로, '휠체어 유세'로 총선기간 내내 호남 지역에 머물며 "민주당에 기회를 달라"고 외쳤지만 당도 자신도 나락으로 떨어졌다. 한때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 차기 주자로 거명됐던 그녀였지만 '탄핵 민심'앞엔 속수무책이었다.

민주당 조순형 대표도 고배를 마셨다. "지역주의를 극복하겠다"며 20년 텃밭인 서울 강북을(乙)을 버리고 대구(수성갑)로 향했던 그다. 부인 김금지씨와 함께 맨손으로 대구를 누비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무리였다. 탄핵 여파도 여파지만 대구 민심은 그에게 애초부터 너무 강하고 높은 철옹성이었다.

한나라당 홍사덕 총무는 경기도 고양 일산갑에서 열린우리당 한명숙 전 장관에게 패했다. 그 역시 탄핵의 짐이 너무 무거웠다. 처음부터 벌어진 지지율은 '정동영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과 '박근혜 바람'에도 불구하고 '탄핵풍'때문에 좁혀들지 않았다.

민주당 중진들도 줄줄이 낙마했다. 박상천 전 대표 역시 초반 부진을 딛고 선전하는 듯했으나 신중식(열린우리당)후보에게 밀렸다. 정균환(전북 고창-부안) 전 총무 역시 최근 핵폐기장 재추진 논란으로 재기의 기회를 잡는 듯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김옥두(전남 장흥-영암)의원은 유선호(열린우리당) 전 의원에게 패했다. 또 6선 의원인 김상현 고문은 광주 북갑에서 고배를 마셨고, 유용태 원내대표도 서울 동작을(乙)에서 패했다. 한나라당에선 강창희(대전 중구).목요상(양주-동두천)의원 등이 고배를 마셨다. 열린우리당에선 이부영(강동갑) 상임중앙위원이 한나라당 김충환 후보에게 졌다.

누구보다 이번 총선을 씁쓸하게 바라본 정치인이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다. 그는 총선을 앞두고 당내에서 퇴진압력을 받은 뒤 결국 지역구인 서울 강남갑을 내놓은 채 총선엔 명함도 내밀지 못했다. 그는 재선거를 통해 재기한다는 복안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본인의 결정보다 주변 상황이 그의 거취를 좌우할 가능성이 커졌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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