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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이 서늘해진 까닭, 블루 파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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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호 12면

컬러 다시 들여다보기
쉽게 믿어지지 않지만 과거 로마제국에서는 파란색을 천한 색으로 여겼다고 한다. 또한 희랍어나 라틴어에서는 파란색을 나타내는 단어가 아예 없었고 중세 이후가 돼서야 독일어에 어원을 둔 ‘블루’라는 단어가 탄생됐다고 한다.물론 이렇게 홀대받던 블루 컬러에 대한 대접이 현재는 전혀 달라졌다. 몇 년 전 발표된 미국 컬러마케팅 그룹 CMG의 설문조사에서 ‘인종에 상관없이 가장 인기 있는 색’으로 꼽힐 만큼 꽤 영향력 있는 컬러가 됐을 정도다.

이젠 옷, 자동차, 상점의 실내 장식과 간판에서도 쉽게 푸른색을 만날 수 있고 신뢰감을 주어야 하는 은행·관공서·기업체 CI 등에서도 블루를 메인 컬러로 사용하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우리가 청바지를 대할 때 느끼는 것처럼 대중적이면서도 ‘젊음과 신뢰’의 이미지가 이 컬러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블루 컬러는 인간의 정신·영혼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색이기도 하다. 컬러 테라피를 이야기할 때 영험한 치료제로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블루 컬러는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주는 힘을 가졌다. 사람의 호흡과 맥박을 빠르게 하는 빨간색과는 반대로 파란색은 맥박을 느리게 하고 체온을 낮춰 준다.

또한 폐소공포증을 치유하고 악몽을 경감시키며 히스테리 증상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블루 컬러의 차가운 성질은 발열 억제와 화상 치유에도 쓰이며 체내에 산소를 흡입시켜 준다. 또한 폐의 출혈을 멈출 수 있고 후두염·타박상·불면증 치료에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블루’로 완성하는 여름 인테리어
컬러군 가운데 가장 차가운 색인 데다 신경안정제나 불면증 치료제 등을 대체할 만큼 뛰어난 능력을 가졌으니 블루 컬러로 꾸민 집이라면 무더위와 열대야로 지친 가족에게 조금이나마 시원한 선물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블루 컬러는 깊은 바다색을 닮은 짙은 푸른색에서부터 투명한 물빛에 가까운 옅은 푸른색까지 명도와 채도에 따라 그 표현이 매우 다양하다.

이 때문에 개성 있고 강렬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눈이 시리게 선명한 비비드 블루를, 깨끗하고 순수한 느낌을 원한다면 부드러운 파스텔 톤의 블루를, 모던하면서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하고 싶다면 짙은 블루를 선택하면 된다. 공간을 온통 블루 계열로만 꾸미는 것은 쉽지 않다. 확실히 시원해 보이긴 하겠지만 들이는 시간과 비용·수고도 만만치 않을 뿐 아니라 들인 공에 비해 결과물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할 수도 있다.

요즘은 섞어야 더 멋이 나는 ‘믹스 & 매치’가 대세다. 블루는 화이트와 함께하면 그 시원함이 배가된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하얀 집들이 들어선 지중해의 분위기를 떠올려 본다면 쉽게 이해가 될 듯. 핫 핑크 컬러와 함께 써도 강렬한 컬러감이 돋보이는 공간을 완성할 수 있다. 브라운 컬러와 함께 사용한다면 조금은 묵직하지만 시크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같은 블루 컬러의 소품이라 해도 패턴에 따라 아주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스트라이프 패턴은 공간을 생동감 있고 경쾌하게 만들어 주며, 플라워 패턴은 여성스럽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또한 기하학적인 패턴의 소품이라면 차가운 인상의 미니멀한 공간에 장식해 여름 인테리어를 완성할 수 있다.

1 하늘색과 화이트 컬러 매치가 돋보이는 커피잔 세트 ‘아쿠아(Aqua)’. 삼각형 모양으로 디자인된 손잡이 부분이 특히 시선을 끄는 재미있는 커피잔이다. 디자인와츠, 2개 한 세트 12만원

2 영국 출신의 니트 디자이너 도나 윌슨이 만든 패브릭 매트. 가장자리를 균일하게 커팅해 만든 패턴이 여성스러우면서도 모던해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에이치 픽스, 3만8000원

3 가운데를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일정하게 뻗은 스트라이프 패턴이 착시현상을 일으키면서 독특한 느낌을 발산하는 개성 있는 디자인의 접시. 살짝 위로 올라온 얇은 가장자리 부분에서 일본 접시 특유의 정교함이 느껴진다. 디자인와츠, 큰 접시 1만5000원, 중간 접시 1만1000원, 작은 접시 8000원

4 마리메코를 대표하는 큰 덩어리의 꽃무늬 ‘우니코(Unikko)’ 패턴이 담긴 앞치마. 이처럼 독특한 디자인의 앞치마만으로도 부엌 분위기를 한결 경쾌하고 시원하게 변화시킬 수 있다. 마리메코, 7만9500원

5 푸른색의 투명함으로 공간을 더욱 시원하고 경쾌하게 만들어 주는 테이블 램프 ‘테이크(Take)’. 폴리카보네이트 소재로 매우 가볍고 실용적인 것이 특징이다. 카르텔, 14만원

6 스웨덴 디자이너들의 세련된 감각과 전문 제본 기술자들의 만남으로 만들어진 패브릭 커버 노트. 핸드메이드 제품으로 친환경 소재를 이용해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다. 북바인더스 디자인, 작은 노트(170200) 4만원, 중간 노트(210240) 4만6000원, 큰 노트(A4 사이즈) 5만원

7 예술적인 그래픽 패턴이 돋보이는 침구 세트 ‘카이보(Kaivo)’. 블루와 화이트·브라운 컬러의 매치가 더욱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한다. 이불 커버와 베개 커버 한 장이 세트로 구성된 것이며 싱글 사이즈다. 마리메코, 21만8000원

8 욕실 선반 위에 블루 스트라이프 패턴의 타월이 가득 들어 있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체감온도가 뚝 떨어지지 않을까. 경쾌한 스트라이프 패턴은 해변에서 시선을 사로잡기에도 충분하다. 마리메코, 가격 미정

9 유니크한 세라믹 제품 디자인으로 유명한 크리스 코엔스(Chris Koens)의 벽걸이 시계. 시계의 본체는 세라믹 소재며 시침과 분침은 오리 깃털로 만들어졌다. 사이즈는 지름 10㎝. 에이치 픽스, 15만4000원

10 비비드한 컬러와 귀엽고 예쁜 디자인으로 트렌드 세터들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 된 법랑 주물냄비와 찜기. 열전도·열보유·열효율이 좋으며 오븐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르크루제, 원형 냄비(18㎝) 21만3000원, 하트 모양 찜기 1만9000원, 원형 찜기 1만3000원

11 총 16개의 모듈 형태 조각을 다양하게 조립할 수 있는 와인 랙 ‘인피니티(Infinity)’. 검정에 가깝게 보이는 짙은 블루 컬러가 플라스틱 소재임에도 묵직한 와인 랙의 이미지를 만들어 준다. 카르텔, 10만원

12 산뜻한 푸른색 연꽃과 장미 모양 양초가 여름밤 집 안을 기분 좋게 밝혀 줄 것 같다. 향초라 여름철 집 안의 퀴퀴한 냄새를 없애는 데도 효과적이다. 벨기에에서 수입한 제품이다. 어바웃어, 연꽃 모양 양초 6만원, 장미 모양 큰 것 2만3000원, 작은 것 1만8000원

제품 협찬
디자인와츠 02-547-6360
르크루제 02-3444-8805
마리메코 02-3445-4776, www.studioih.co.kr
북바인더스 디자인 02-546-9500
어바웃어 02-3445-3817
에이치 픽스 02-3461-0172, www.hpix.co.kr
카르텔 02-548-3467

도움말:김미리IRI색채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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