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발굴 불화"아미타여래입상도""감로탱화" 2점 내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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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중앙일보가 새로 찾아낸 『아미타여래입상도(阿彌陀如來立像圖)』와 『감로탱화(甘露幀畵)』는 이 방면 연구에서 미해결로 남아있던 몇가지 과제를 풀어줄 결정적 내용을 담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아미타여래입상도는 고려불화 가운데 가장 많은 숫자가 남겨진 아미타여래 관련불화중 하나다.
아미타여래 관련불화는 극락세계를 주재하는 아미타불이 죽은이의영혼을 맞이해 극락왕생(極樂往生).성불(成佛)하도록 이끌어준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따라서 대부분 죽은이를 맞이하는 듯한 포즈를 취해 아미타여래가 좌측으로 몸을 틀어 팔을 뻗고 있는 도상(圖像)이다.
그러나 새로 확인된 아미타여래도는 정면포즈를 취하고 있어 주목을 끈다.
이제까지 알려진 정면상(正面像)의 예는 일본 동해암(東海庵)소장 아미타여래도가 유일했다.
정면상 아미타여래도는 희귀성때문에 여러가지 해석이 구구했다.
이번에 또다른 정면상의 존재가 확인됨으로써 「정면상이 측면상과 함께 아미타여래 일반 도상의 하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는게 학계의 평이다.
홍윤식(洪潤植)교수는 『붉은 바탕에 금박 원문(圓文),속살이비치는 비단표현등 전형적인 고려불화의 특징을 보인다』며 『양식적 가치외에 예술적으로도 뛰어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洪교수는 또 『녹색 장삼(長杉)에 붉은 가사(袈裟)를 취하고있는 것은 일반적인 고려불화의 양식이라 할 수 있으나 수인(手印)의 형식이 다른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왼손을 가슴에 대고 오른손을 아래로 내린 점은 현존 고려불화아미타여래 입상과 비슷하나 정면향의 이 작품은 오른손을 아래로내려 엄지손가락과 가운데손가락을 붙이는 중중품의 인을 취하고 왼손은 가슴에 대고 인을 취하지 않은채 손바닥 을 펴 위로 향하고 있지만 현존 작품은 왼손과 오른손의 인이 이와 반대라는 것이 차이점이다.
아미타여래입상도와 함께 국내 반입이 확인된 감로탱화도 제작연대가 이르고 표현양식이 특이해 주목을 끈다.
감로탱화는 죽은이의 영혼을 극락세계로 보내는 영가천도(靈駕薦度)때 내거는 불화로 유독 조선시대에만 성행한 불화양식이다.
이 불화는 국내에서는 국립박물관 소장의 감로탱화에 이어 두번째로 제작연대가 오래 됐다.
일본 약산사(藥山寺).조전사(朝田寺)소장품을 포함해도 세계적으로 네번째로 제작연대가 빠른 작품이다.
가로.세로 221×197㎝의 삼베위에 그려진 이 감로탱화는 아래쪽부터 차례로 죽은이가 지옥과 아귀도에 빠진 장면에서 후손들이 재를 지내는 모습,그리고 극락세계에 인도되는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그려져있다 특히 지옥과 아귀도의 모습은 리얼하기 그지없다. 또 우측 하단에 그려진 아귀의 벌린 입안에 사람 둘이 그려져 있고 중단에 보이는 산수묘사에는 군데군데 금박장식을 넣어 조선중기 감로탱화에 또다른 양식이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얼마전 국내 최초로 감로탱화 자료집을 펴낸 국립중앙박물 관 강우방(姜友邦)학예실장은 이 불화를 가리켜 『조선중기 감로탱화 양식과 조선후기 양식을 연결해주는 고리에 해당하는 귀중한 연구자료』라고 평가했다.
윤철규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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