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마주칠때 "편견을 버립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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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이런 저런 장애를 가진 이들은 전체 인구의 10%나 된다. 하지만 장애우에 대한 배려는 형편없는 수준이다.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편견을 갖거나 냉대하기 일쑤다. 최근 들어 좀 나아졌다고 하지만 '장애우 천국'으로 불리는 선진 외국에 비하면 아직 넘어야 할 '장애'가 한 두가지가 아니다.

오는 20일 제24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방송사들은 다양한 특집을 마련했다. MBC의 '특별 생방송, 2004 함께 가는 세상'(20일 오후 2~5시)에서는 드라마 '대장금'에서 민상궁 역으로 이목을 끈 탤런트 김소이가 안대를 하고 1일 시각장애인이 돼 보고, 역시 탤런트 안재환은 지체장애 1급인 버스기사와 한조가 돼 휠체어 체험에 나선다. 장애우들이 바깥 나들이를 하고자 할 때 거리의 턱과 계단이 얼마나 불편한지를 직접 느껴보자는 취지다. 23일 오후 9시55분에는 특집 드라마 '나의 숨은 사랑'을 방영한다. 시각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사랑하는 딸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와, 뒤늦게 아버지를 찾은 딸의 이야기다. 아버지의 장애가 부끄러워 아버지로 인정하기를 거부했던 '철없던' 딸이 뒤늦게 아버지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KBS-2TV가 20일 오후 5시55분 방송하는 특집 애니메이션 '우리 사이 짱이야'(황미나 원작)는 초등학교 4학년 준호가 뇌성마비 소년 아람이와 짝이 된 뒤 티격태격하면서 진정한 친구사이로 발전하는 이야기다. 아람이를 귀찮은 존재로만 여기던 준호는 우연히 아람이의 등교를 도와주면서 위험한 횡단보도, 경사가 급한 계단 등이 장애우들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를 깨닫게 된다.

EBS의 '생방송 60분 부모'(월~금요일 오전 10시)는 19일부터 23일까지 '아주 특별한 너를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특집 프로를 편성했다.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으면서 '신지식인'이 된 김정씨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의 통합교육, 장애아가 있는 가정이 겪는 갈등 등을 다룬다.

그러나 장애우들이 진정 우리 사회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느낌을 갖기 위해서는 연례행사처럼 '반짝' 특집 프로그램을 꾸미는 것에 만족할 게 아니라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감시와 캠페인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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