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유미' 8년 만에 국내 안방극장 복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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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이듬해인 1999년 남편과 함께 미국으로 떠났던 영화배우 겸 탤런트 김서라(40)가 8년 만에 SBS TV의 ‘신의 저울’로 브라운관에 복귀했다. 90년 대한항공기 폭파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마유미’로 데뷔한 뒤 드라마 ‘미망’ ‘수줍은 연인', 영화 ‘두 여자 이야기’ 등에 출연했다. 한창 물이 올랐다는 평을 듣던 2000년, 드라마 ’왕과 비‘를 마지막으로 연기를 접었다.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아들 하영이(8)와 딸 하린이(5)를 낳아 길렀고, 남편 정현국씨(44)와 LA에서 피부미용학교를 공동 운영하는 사업가가 됐으며, 프로듀서가 되기 위한 공부를 하고 있다.

“아줌마가 돼서 촬영하려니 어색하네요. 이 살들 좀 깎아 주세요.”

스튜디오에서 아이들과 여성중앙 8월호에 내기 위한 사진을 촬영하는 동안 그는 농담까지 해가며 여유를 보였다.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섰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느긋한 표정이었다.

‘신의 저울’에선 무심한 남편 때문에 늘 외로워하며 극진한 애정으로 아이들을 키우는 송 여사 역할을 맡았다. 조연이다.

“주연을 꼭 해야 한다는 생각은 없어요. 꾸준이 연기를 하고 싶을 뿐이죠.”

공백 기간중에도 그는 연기자로서 항상 '스탠 바이' 상태였다고 강조했다. 언제든 기회가 되면 연기를 재개하겠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하와이 살 때 윤진이(배우 김윤진)을 자주 만났는데 연기하고 싶지 않느냐‘고 자주 물어보더라고요.( 두사람은 96년 드라마 ‘화려한 휴가’에 함께 출연하며 인연을 맺었다) 왜 안 그러겠어요. 저도 몸이 근질근질했죠. 하지만 외국 생활하며 아이들 키우는 것도 연기자로서 내공을 쌓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어요. 연기를 쉬는 동안에도 항상 배우로서 몸과 마음가짐을 잊지 않으려고 했어요.”

결혼 전 출연했던 ‘수줍은 연인’에서 두 아이의 엄마 역을 맡은 적이 있는데 모성애를 표현하기기 힘들어 답답해했던 그다. 하지만 아이를 실제로 키우며 살아본 지금은 극중 아들에게 하는 대사가 자연스럽다고 한다.

마냥 쉬었던 건 아니다. 김윤진이 출연한 미국 ABC 방송의 13부 드라마 ‘로스트’에 2004년 단역으로 나오기도 했다. (미국 영화정보사이트 imdb.com에는 김서라가 남편 성을 딴 'Sora Jung'이라는 이름으로 로스트에 출연한 것으로 되어있다. 'Seo-ra Kim'을 치면 '마유미"두 여자 이야기' 출연 사실이 소개돼 있다) 지난해엔 SBS-TV 드라마 ‘로비스트’에 송일국의 고모 역으로 잠시 카메오 출연했다.

“이번에 운 좋게 인연이 닿았어요. 이전에도 두세 차례 출연 제의를 받았지만, 촬영기간이 1년 정도 되거나 아이들 학기 중일 때와 맞물려 정중히 거절했거든요. 가급적 가족과 오래 떨어져야 하는 작품은 고사하고 싶어서요.”

올 초부터 미국 UCLA 평생교육원에서 2년 과정의 프로듀싱 전문가 과정도 밟고 있다.

글=민은실 기자(여성중앙), 사진=문덕관(스튜디오 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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