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가쟁명] 중국과 미국의 패권 다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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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지구상에서 가장 힘있는 국가는 모든 세계사람들이 입을 모아 미국이 최고의 강대국이라고 말 할것이다. 군사력 뿐만 아니라 문화적, 교육적, 인적, 물적 모든 토대는 그야말로 지난 수세기 동안 역사에서 사라진 여느 강대국들보다 훨씬 강한 나라이다.

미국이 강대국으로 등장한 배경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그 중에서 지정학적인 요인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과거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은 서로가 국경을 맞대로 있기에 심심하면 전쟁을 했다. 반면 미국은 이 혼란한 틈을 타서 넓은 국토의 지형을 이용해서 경제성장과 부국강병의 길로 걸을 수 있게 되었고 그 결과 현재의 강국이 되었다.

하지만 최근 미국으로 편향되었던 이런 강대국 옹호 정책이 이제는 떠오르는 아시아의 용 중국으로 바뀌고 있음을 우리는 최근의 국제적인 이슈를 통해서 알 수 있다. 특히 중국적 사회주의라는 독특한 통치운영방식으로 개혁개방 이후 꾸준히 두자리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급기야 국제사회에서 신임을 얻어 WTO, UN상임이사국, 2008년 올림픽유치와 같이 국제무대에서 본격적인 힘을 과시하게 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미국과 중국의 총성없는 전쟁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한쪽에서는 현 패권을 유지해야 하며 다른 한쪽은 이 패권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국제질서를 짜는데 급급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이들의 총성없는 전쟁은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그 동안에는 국제정치학 전공한 사람들만이 간간히 알 수가 있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되었다.

중국은 지난 1세기 동안 강대국들에 의해서 처절하게 폭력으로 얼룩진 근대화를 맞이했다.

과거 중국은 아시아에서 '중화민족'을 자칭하며 많은 제후국과 종속국들을 두었다. 그래서 유럽문명들이 이 중국을 보았을때 매우 강대한 나라겠구나 생각을 했다. 하지만 영국에게 한방 두방 맞더니 급기야 일본에게도 침략을 당하는 불운한 근대를 맞이했다.

그래서 일까? 중국은 자신들의 잃어버린 중화제국의 역사를 다시 찾기 위해 여러가지 측면으로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그 일환 중에 하나가 2006년 중국관영 TV인 CC-TV에서 제작한 '대국굴기'라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과거 수세기 동안 지구상의 강대국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어떻게 강대국이 되었고 어떻게 다른 국가와 교류를 했으며 또 어떻게 망했는지에 대해 다루었다. 과거 역사를 통해서 앞으로 중국이 강대국의 지위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

그리고 이 다큐 이후 '부흥의 길' 이라는 과거 중국의 역사를 돌아보는 다큐도 방송되었다. 이것은 그동안 그들이 왜 침울한 근대를 맞이하고 새로운 신 세기로 나아가지 못했는가에 대한 반성이 주 내용이었다. 그동안 근·현대사의 크고 작은 일들을 통해서 앞으로 중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했다. 지금 중국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강대국이 되었다.

미국이 '할리우드'라는 트렌드로 전세계 모든 사람들의 눈과 귀 심지어 그들의 마음까지도 훔쳤다. 그런데 이제는 중국의 '찰리우드'가 새로운 트렌드가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한국을 시작으로 '쿵푸팬더'가 전세계에서 개봉 되었고 현재 각 나라에서 흥행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는 중국이라는 나라의 전통과 문화를 보급하는 것뿐 아니라 중국의 안좋았던 사건, 특히 티베트 사태나 짝퉁 공장라는 네가티브한 목소리들을 잠재우기에 충분한 요인이 된다.

2008년 8월 8일 저녁8시 온 세계 사람들이 베이징에 눈과 귀와 마음을 쏟아붇게 될 것이다. 이제 미국의 패권이 서서히 중국으로 넘어가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1차 중국과 미국의 전쟁은 올림픽 기간 중 중국과 미국의 농구 대결에서 시작된다. 가상의 중국과 미국의 전쟁이기 때문에 이 두 나라간의 패권싸움은 한치의 양보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2차 중·미전쟁은 마지막 전체경기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지난 올림픽 성적으로 보았을때 늘 미국이 간발차이로 앞섰지만 이번에는 중국이 승리하리라 기대된다. 그렇기에 중국은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어쩌면 지난 몇년동안 숨어서 용트림 하던 용이 이제는 그 모습과 위용을 드러내고 전세계인이 주목하는 가운데 '중화제국'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인식시키게 할 것이다.

따라서 현재 이 두나라간의 이런 보이지 않는 전쟁이 단순히 여기서만 끝나야 하는데 국제무대에서 자존심 싸움으로 번져 급기야 두 나라간의 실전이 되어버린다면 성서의 계시록에서 말한 마지막 3차대전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김태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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