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올비作 '키 큰 세여자' 국내 첫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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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극단 여인극장(대표 강유정)이 올해로 창단 30주년을 맞아 기념공연 2편을 4,6월 잇따라 무대에 올린다.
4월1일부터 22일까지 국립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되는 『키 큰세 여자』(강유정 연출)와 6월12일부터 25일까지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가라리 네히어라』(강유정.박제홍 연출)가바로 그것.
먼저 무대에 오르는 『키 큰 세 여자』는 극단 여인극장이 작가 에드워드 올비측과 독점 판권계약하고 국내에 처음 선보인다는점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다.
이 작품은 94년 뮤지컬이 판치는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심각하고 무거운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80년대초 『세 팔 달린 사나이』가 실패한 후 별다른 신작이없었던 올비의 성공적인 재기작으로 94년 퓰리처상을 받았다.
작품은 90대,50대,20대 세 여성을 통해 한 여인의 긴 일생을 섬세하게 파헤치며 삶과 죽음의 의미를 재조명한다.
올비는 이 작품을 통해 다소 도전적이고 정열적인 20대,중년을 넘어선 50대,인생의 황혼기인 90대 여성이 느끼는 각각 다른 삶의 무게를 탁월한 언어구사력으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브로드웨이에서 이 작품이 호평받은 데는 주인공역인미라 카터의 연기가 한몫 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터는 작품을 통해 고독과 정서불안,우아하고 정정한 노인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 출연진 또한 만만치 않다.
TV드라마에 출연하다 6년만에 연극무대로 돌아온 백수련씨가 90대 노인역을,캐나다에 거주하다 이 작품을 위해 귀국한 이정희씨가 50대를,이현순씨가 20대를 맡는다.
연출가 강유정씨는 『세 연기파 배우의 앙상블이 펼쳐보일 한 여성의 삶의 여정을 주목해달라』고 말했다.
6월에 선보일 극작가 박제홍의 창작극 『가라리 네히어라』에는스타 윤석화가 주인공으로 캐스팅돼 화제다.
「처용설화」를 차용한 이 작품은 현대인들의 허황된 욕망의 끝을 보여주는데 「전통의 새로운 해석」이 어떻게 무대화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극단 여인극장 대표 강씨는 『여인극장은 지난 66년 첫 공연이래 이미 1백10회의 공연을 거듭해왔다』며 『신선한 감동을 주는 작품 개발로 한국 리얼리즘 연극을 위해 노력해온 자부심을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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