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눈앞에 닥친 물 饑饉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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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요즘처럼 비를 기다리는 마음이 간절한 때도 없다.가뭄든지도 벌써 3년째,그 옛날의 7년 대한(大旱)의 참상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지금 남부지방에서 겪는 물부족현상이 바로 그런 꼴인 것같다.자고 나면 제한급수 지역이 늘어났다는 소식 은 정말 우리를 답답하게 한다.
그러나 실상 가뭄에 대한 불안이 계속되는 이유는 이상기후 때문이 아니다.물부족의 심각성에 대한 우리의 불감증,바로 그것 때문이다.우리나라도 2011년부터 물기근에 부닥친다는 예측은 진작부터 있어 왔다.2001년의 용수량 예측은 수 요 3백22억,공급 3백37억으로 공급초과가 15억에 이르지만 이 박빙의균형은 마침내 2011년부터 깨지고 15억의 공급부족시대로 접어든다는 것이다.최근 예측으론 이 아슬아슬한 박빙의 균형이 시작되는 시기가 2006년으로 연장되긴 했지만 공급부족으로 접어드는 시기는 같다.
이런 재앙을 피하려면 물공급을 늘리고 소비를 절약하는 양면적접근이 필요하다.그러나 이같은 상식중의 상식이 제대로 실천되지않는 것이 바로 오늘의 문제다.
최근 다목적댐을 건설하려 해도 지자체 주민들이 이의(異議)를제기하고,정부조차 머뭇거려 계획 자체가 흔들리는 일이 생긴다.
여름철의 풍부한 수자원을 갈수기에 사용하려면 물을 가두는 댐건설밖에 방법이 없는데 지방정부는 물론,중앙정부조 차 댐건설에 소극적이라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되나.더구나 댐건설비는 시간이 갈수록 기하급수로 늘어나는 만큼 머뭇거려서 될 일이 아니다.
수돗물값 인상에 의한 소비절약유도가 난관에 부닥친다든가,중(中)수도설치.노후관 개체같은 절약시책도 시원하게 추진된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모두가 물의 소중함,물 부족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데 원인이 있다.물부족 현상의 도래(到來) 는 세계적인재앙인만큼 딴 나라의 사전대비를 챙겨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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