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전문가들은 “CCTV 화면 복원에 시간이 걸릴 수는 있지만 복원 가능 여부는 바로 판단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조사반은 CCTV를 넘겨받은 지 나흘이 지나도록 침묵하고 있어 궁금증을 낳고 있다.
현대아산은 조사반에 디지털비디오레코더(DVR)를 넘기며 “HDD 용량이 사흘치 정도여서 사건 당일의 화면 녹화분을 이후 녹화분이 덧씌우면서 모두 지워져 버린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복원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DVR 전문가들은 “기존 저장물 위에 새로운 내용이 녹화됐을 경우 종전 데이터를 복원하는 건 기술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수사 당국이 PC의 하드디스크를 종종 복원하는 경우와 다르다는 것이다. PC는 파일을 삭제해도 파일시스템에서 해당 파일 목록만 없애버리는 것이다. 따라서 PC 사용자가 하드디스크 전체 용량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빈 공간 어딘가에 실제 데이터는 남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CCTV의 DVR을 새로 녹화할 경우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전체 데이터를 밀어버리고 이후 녹화한 화면이 차지하게 돼 복원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다른 견해도 있다. CCTV 업계 관계자는 “건물 출입구에 설치하는 CCTV는 데이터 용량이 작은 저화질로 찍기 때문에 실제로는 1주일 이상 가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이럴 경우 “현대아산의 주장과 달리 하드디스크가 새로운 내용으로 완전히 덮어씌워지지 않았을 수 있어 이전 녹화 장면이 일부 남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아산 측은 17일 비치호텔 CCTV의 GPS를 판독한 결과 “박씨가 호텔을 나간 시간은 4시18분”이라고 정정했다.
하지만 당시 해금강호텔과 비치호텔에 묵었던 관광객들은 “총성을 들은 건 오전 5시20분쯤”이라며 북측과 사뭇 다른 증언을 했다. CCTV에서 의미 있는 물증이 나올 경우 총격 사태 추이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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