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91고교야구 '빅3'모두 해외로 국내팬 아쉽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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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잠깐만 5년전으로 돌아가보자.
91년 국내 고교야구는 어느해보다 뜨거웠다.다름아닌 「빅3」의 출현 때문이다.임선동(휘문고).조성민(신일고).박찬호(공주고)등 정통파투수 3인방은 78년 최동원(경남고).김시진(대구상고).김용남(군산상고)트로이카이후 등장한 최고의 투수들로 불렸다. 초고교급 투수로 불렸던 이들은 당시 프로로부터 강한 유혹을 받았으나 하나같이『국가대표가 되겠다』며 92년 봄 대학야구「빅3」로 불리는 연세대.고려대.한양대로 각각 진학했다.
이들의 출현으로 가슴설레었던 프로야구팬들은 4년뒤 프로야구 유니폼을 입을 이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훗날을 기약해야 했다.
국내 구단들도 마찬가지였다.이들의 연고구단은「당연히」4년이 지나면 이들이 제발로 걸어들어 오는줄 알고 있었다.
결과는 어떤가.
박찬호는 94년1월 메이저리그 LA다저스에 입단했고 조성민은지난해 10월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다.임선동은 일본 다이에 호크스와 계약을 하고 해외진출을 희망했으나 연고구단 LG와 법적 소송이 끝나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28일로 96년 신인선수등록이 마감됐다.이들에게는 다행이지만국내팬들에게는 불행히도 이들의 이름은 명단속에 없다.따라서 올해 국내팬들은 프로 마운드에 오른 이들의 모습을 보지 못하게 됐다. 아쉽기는 대어를 보강하지 못한 연고구단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잘못은 지난 5년동안「한치 앞밖에 내다보지 못한」구단들에 있다.
「빅3」라는 훌륭한 재료를 구단들의 관리소홀로 다 빼앗겨버린팬들은 올해도 그렇고 그런 메뉴를 즐길 수밖에 없게 됐다.
이태일 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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