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한여름 밤 식히는 정통재즈의 선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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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 선율이 장난스럽게 분위기를 주도하면 트럼펫과 색소폰이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 위로 흐르는 우아한 피아노 연주에 몸을 맡기고 있자면 악기들의 대화를 엿듣는 기분이다. 듀크 엘링턴의 ‘캐러밴’(caravan)을 칼 앨런(줄리아드 음대 교수)이 여름 밤의 단비처럼 시원하게 편곡했다. 이런 명곡들을 들고 ‘줄리아드 재즈 올스타’가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25일 오후 8시, 26일 오후 7시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한여름의 달콤한 재즈 향연이 펼쳐진다.

‘줄리아드 재즈 올스타’는 세계 최고 수준의 권위를 자랑하는 줄리아드 음대 교수와 졸업생들이 뭉쳐 2001년 조직한 밴드다. 줄리아드 음대 재즈스쿨은 학생 전원을 장학생으로 뽑아 교육시킬 만큼 그 자부심이 대단하다. 음악평론가들이 ‘세계 3대 드러머’로 뽑은 칼 앨런이 중심이 돼 2명의 교수와 4명의 졸업생이 함께한다. 색소포니스트이자 교수인 론 블레이크, 트럼펫에 도미니크 패리나치·피아노에 애덤 번바움·가타쿠라 마유코, 베이스에 나카무라 야스시다.

이번 내한 공연은 이들이 계획한 ‘2008 아시아 투어’의 첫 출발이다. 아시아 각국에 미국 정통 재즈를 보여주고, 동서양이 음악으로 교감하고자 하는 꿈에서 시작된 투어다. 30여 년 동안 재즈 음반만을 고집한 프로듀서 기마타 마코토와 칼 앨런 교수가 손을 잡았다. 올해 처음 시작하는 프로젝트다.

이번 아시아 투어는 서울을 시작으로 도쿄·시즈오카·오사카 등 한국과 일본의 대도시에서 열린다. 첫 투어인 만큼 기념 앨범도 냈다. 콘서트에서 직접 들려줄 곡 중 10곡을 엄선해 실었다. ‘퍼스트 스탠더드(First Standards)’라는 타이틀로 16일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 발매됐다. 앨범에는 재즈 명곡을 편곡했거나, 직접 작곡한 곡들이 수록됐다.

콘서트와 더불어 마스터 클래스도 준비돼 있다. 콘서트가 열리는 25일과 26일 이틀에 걸쳐 총 10시간 동안 이들에게서 직접 레슨을 받을 수 있다. 재즈 뮤지션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최정상에 서 있는 이들에게 직접 자신의 연주를 들려주고 평가 받을 수 있는 기회다. 예매 1544-1555(인터파크). 마스터 클래스 문의 02-6363-1393.

임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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