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차 폭파협박범은 30代회사원-지연운행 잦아 불만 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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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전철 지연운행에 불만을 품고 경인선 전동차를 폭파하겠다고 협박한 30대 회사원이 경찰의 성문(聲紋)분석과 전화발신지 추적끝에 붙잡혔다.
서울남대문경찰서는 21일 협박혐의로 전자 위탁판매업체 판매과장 이원철(李源喆.37.인천시부평구부개동 백조아파트)씨를 구속했다.李씨는 출근길 전동차 연착으로 회사에 지각하는 횟수가 잦자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네차례에 걸쳐 철도청 운수국장실에 전화를 걸어 『열차를 폭파시키겠다』고 협박한 혐의다.
李씨는 경찰에서 『전철이 자주 지연돼 한달에 두번꼴로 지각을하는가 하면 중요한 바이어와의 약속시간을 놓쳐 계약이 취소되는일까지 있었다』며 『수차례 항의를 했는 데도 개선되지 않아 화가 치밀어 협박했다』고 진술했다.
◇검거경위=경찰은 첫번째 협박전화가 걸려온 다음날 추적장치를가동해 발신지가 두차례는 인천시부평구부개동,또 한차례는 서울중구북창동인 것을 알아냈다.
경찰은 범인이 부평구에 주소지를 두고 북창동 소재 회사로 출퇴근하는 회사원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북창동 소재 60여개 업체 1만여명의 회사원명단을 입수한뒤 주거지가 부평구인 20여명을 가려냈다.이 가운데 최초 발신지와 가장 가까 운 곳에 살고있는 李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 경찰은 여자경찰관을 고객으로 가장,대리점에 전화를 걸어 李씨와 통화하도록 했다.경찰은녹음한 대화내용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성문분석,협박전화 음성과 李씨가 「동일인」이라는 판정을 내 리고 이날 오전8시15분쯤 출근하기 위해 집을 나서던 李씨를 붙잡았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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