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웰치 부부의 성공 어드바이스 <66>비즈니스 리더의 연봉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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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호 32면

Q.미국과 유럽 비즈니스 리더들의 고액 연봉과 보너스를 두고 말이 많습니다. 비판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큰 편입니다. 그들이 주주들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한 탓일까요. 아니면 실제로 그들이 탐욕스러운 것인가요. (스위스 취리히에서 슈테판 아이젤린)

A.둘 다입니다. 주주와의 소통 부재와 비즈니스 리더의 탐욕 모두가 최근 빚어진 고액 연봉 논란과 관련이 있습니다. 몇몇 비즈니스 리더는 왜 자신이 그토록 많은 돈을 받는지 자세히 설명하지 않습니다. 또 일부는 기여한 것보다 더 많은 연봉을 챙기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또 다른 원인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바로 이데올로기 갈등입니다. 다소 섬뜩하게 들릴 수 있지만 정확한 말입니다. 비즈니스 리더의 보수를 둘러싼 최근 논쟁과 갈등의 이면에는 철학적인 차이를 보이는 양대 세력이 있습니다.

한쪽은 비즈니스 리더가 노동자나 주주보다 많은 보수를 받는다고 믿는 그룹입니다. 이 그룹엔 주주의 권리를 부르짖는 주주행동주의자나 평범한 주주가 많습니다. 이들은 비즈니스 리더가 많은 보수를 받는 것은 사회 정의에 맞지 않고 도덕적으로 나쁘다고 생각합니다. 주주나 정부가 나서서 그 차이를 좁혀야 한다고 믿습니다.

다른 한쪽엔 자신이 믿는 바를 드러내놓고 말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믿음이 정치적으로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입을 닫습니다. 우리 부부는 그들과 공감합니다. 그래서 그들을 대신해 말한다면, 비즈니스 리더 대부분은 많은 돈을 받지만 그 보수는 시장경제 안에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만큼 최고 경쟁력을 지닌 경영자를 보유한 기업이 이깁니다. 당연히 그런 경영자의 보수는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비즈니스 리더의 보수를 결정하는 시장원리는 완벽하게 작동할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실적이 낮은 최고경영자(CEO)가 너무나 많은 돈을 가지고 가는 일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많은 사람의 분노를 야기합니다. 미국 휼렛패커드의 옛 CEO인 칼리 피오리나는 쫓겨나면서 엄청난 위로금을 챙겼습니다. 이사회는 사전에 그를 해고하면 많은 위로금을 주기로 약속한 상태였습니다. 씨티그룹의 찰스 프린스와 메릴린치의 스탠리 오닐도 CEO 겸 회장을 지내다 위기를 맞자 해고됐습니다. 회사는 휘청거렸지만 두 사람은 천문학적인 돈을 챙겼습니다. 실적이 좋았던 시기에 스톡옵션을 행사한 덕분이었습니다.

이들 CEO의 거액 보수나 보상은 뭔가 문제가 있는 듯 보입니다. 거센 비판이 일었습니다. 이해할 만하지요. 하지만 우리 부부가 생각하기엔, 비즈니스 리더의 보수를 결정하는 데 자유시장 원리만큼 더 나은 시스템은 없습니다. 더 좋은 대안이 없습니다.

혹자는 정부가 개입하면 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는 재고할 가치가 없습니다. 그렇게 될 경우 정치인들은 자기 사람을 CEO에 심기 위해 서로 경쟁할 것입니다. CEO 후보자는 정치인들에게 달려가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이 얼마나 뛰어나고 자신이 요구한 보수가 왜 정당한지 일일이 설명할 것입니다. 매 순간을 생산적인 데 써야 하는 데도 말입니다. 자유시장 원리 덕분에 많은 보수를 주는 회사는 우수한 경쟁력을 지닌 CEO를 영입할 수 있습니다.

주주들이 직접 CEO를 선택하고 보수를 결정하면 이데올로기 논쟁에 덜 휘말릴 수 있습니다. 실제 미국 건강보험회사인 아플락이 주주가 해마다 직접 표결로 핵심 경영자 5명의 연봉이 적정한지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수천, 수만에 달하는 주주들이 보수가 적절한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회사에는 주주들이 선임한 이사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때때로 무능한 CEO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기여보다 더 많은 보수를 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그럴 수는 없습니다. 자유로운 시장이 역할과 기여도에 맞는 보수를 결정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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