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분기 펀드평가] 인덱스型 펀드 "가장 짭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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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금융자산 1000조원 시대를 열었지만 개인들의 주식투자 비중은 미미하기만 하다. 주가가 올라도 과실은 외국인 투자자가 가져가고 개인 투자자들은 손해만 봤다는 푸념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전문가들이 돈을 굴리는 자산운용사에 돈을 맡기려 해도 어디가 적당한지, 수익률은 어느 펀드가 높은지 알기가 쉽지 않다. 본지는 펀드에 투자하는 독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앞으로 분기마다 운용사 및 펀드별 수익률, 고수익 비결 등을 분석하는 '중앙일보 펀드평가'를 게재한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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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분기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낸 펀드는 어떤 것일까.

자산규모 100억원 이상 펀드 중에선 대한투신의 '비과세가계주식1 펀드'(안정성장형)가 석달간 14.1%의 수익을 올려 가장 실적이 좋은 펀드로 꼽혔다.

펀드유형별로는 1분기 동안 9.5% 수익을 낸 인덱스형 펀드가 국내 최고수익률을 기록했다. 인덱스형 펀드는 1년간 수익률(2003년 4월 1일~2004년 4월 1일)도 70.8%로 가장 높았다. 인덱스형 펀드는 거래소 시장의 대표종목 200개로 이뤄진 KOSPI200 지수를 따라서 투자하는 펀드다.

이는 설정된 후 3개월 이상 유지되고 있는 자산규모 10억원(채권형은 50억원)이상인 공모펀드 970개(시장중립형, 하이일드형, 후순위형 제외)의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다. 펀드별 수익률은 각 운용사들이 자산운용협회에 제출한 자료를 모아 펀드 평가회사인 제로인이 분석했다.

◇주식형은 지난해보다 저조=올 1분기 펀드시장에선 대체적으로 주식에 많이 투자한 펀드의 수익률이 좋았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실적과 비교하면 수익률이 절반 수준이다. 올해도 주가가 많이 오르기는 했지만 지난해와 같은 급등세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주식 편입비중이 70%를 넘는 성장형 펀드의 1분기 평균 수익률은 6.8%로 주식 비중이 낮은 안정성장형(4.6%)과 안정형(2.4%)펀드를 앞질렀다. 그러나 성장형 펀드의 실적도 인덱스형 펀드에는 못미쳤다.

제로인의 이재순 팀장은 "성장형 펀드는 시장과 궁합이 맞으면 수익률이 좋지만 그렇지 않으면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는 반면 인덱스형 펀드는 시장을 따라가게 돼 있어 펀드간 편차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李팀장은 "올 1분기에 주가가 많이 오른 정보기술(IT)업종 위주로 투자했던 펀드의 성적이 좋았다"고 말했다.

반면 채권형 펀드는 지난해 4분기보다 수익률이 크게 높아져 1.5%의 수익을 냈다. 5년짜리 국고채 금리가 0.2%포인트 떨어지는 등 각종 채권 금리가 일제히 하락(채권값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1분기엔 수익률은 낮더라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형 펀드로 돈이 몰리는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두드러졌다. 주식형 펀드에선 돈이 빠져나갔다. 단기성 자금이 찾는 머니마켓펀드(MMF)에 14조6221억원이 늘고 채권형 펀드에 4조4330억원이 증가한 반면 주식형에선 1조5026억원이 빠졌다.

◇기간별 수익률 변화 극심=많은 펀드들의 성적이 기간별로 요동쳤다. 분기 수익률은 높았지만 1년 성적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1분기에 성장형 펀드 중 최고 수익을 낸 펀드는 대한투신의 윈윈원더풀주식 S-1(12.6%)이다. 푸르덴셜자산은 성장형 펀드 중 수익률 2~16위를 휩쓸었다.

하지만 1년 수익률은 미래에셋자산의 미래인디펜던스주식형1(83.1%)이 가장 높았다. 채권형 펀드에선 국민투신의 KB장기주택마련채권1(2.3%)이 분기별 수익률 순위에서, 조흥투신의 BEST CHOICE단기채권4(6.2%)가 1년 수익률 순위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인덱스형 펀드 중에선 제일투신의 CJ Vision포트폴리오인덱스주식1의 분기수익률(10.5%)이 가장 높았다.

운용사 실적도 분기와 1년이 달랐다. 3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운용하는 회사들 가운데 성장형 펀드의 경우 1분기 평균 수익률은 대신투신(9.7%)-푸르덴셜자산(9.5%)-대한투신(8.4%)순이었으나 1년 수익률은 미래에셋자산(80.6%)-미래에셋투신(74.2%)-대한투신(66.4%)의 순이었다.

채권형 펀드에선 분기 수익률은 대한투신(1.9%)-서울투신(1.8%)순이었으나 1년 수익률은 서울투신(5%)-대한투신(4.8%)순으로 역전됐다. 인덱스형 펀드는 분기로는 제일투신(10.3%)-LG투신(9.9%)이 높았으나 1년간으로는 삼성투신(73.8%)-유리에셋자산(72.6%)이 1, 2위를 차지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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