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분기 펀드평가] 1년은 미래에셋…1분기는 대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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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운용회사별 성적표는 기간별.유형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3개월 수익률이 상위권이었던 운용사가 1년 수익률에서는 하위권으로 처지는가 하면 그 반대도 많았다.

주식형의 3개월 성적은 대신투신운용이 단연 돋보였다. 대신은 성장형 펀드와 안정성장형에서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대형사를 물리치고 2관왕에 올랐다. 그러나 1년 수익률은 성장형은 23개 회사 가운데 17위, 안정성장형은 12개 회사 중 4위로 내려간다. 대신투신운용 이용림 주식운용팀장은 "지난해 주식과 채권 편입비중을 잘못 조절해 수익률이 나빴다. 올들어 삼성전자.LG전자.삼성SDI 등 대형주에 투자를 집중하면서 수익률이 크게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푸르덴셜자산운용도 상황이 비슷하다. 이 회사의 성장형은 3개월 수익률에서 대신에 이어 2위에 올랐지만 1년 수익률은 15위에 그쳤다. 이 회사 백승삼 주식운용본부장은 "수익률 순위가 떨어지는 것은 1999년 설정 당시 통신.정보기술(IT) 업종에 일정 부분을 투자하도록 한 밀레니엄칩 펀드들의 성적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나폴레옹펀드만을 대상으로 한다면 1년 수익률이 최상위권에 든다"고 자신했다.

반면 대한투신운용과 PCA투신운용은 비교적 안정된 성적을 유지했다. 대한투신은 3개월과 1년 수익률에서 성장형은 모두 3위, 안정성장형은 모두 2위에 올랐다. PCA의 성장형도 3개월에서 4위, 1년에서 6위를 차지했다.

1년 수익률은 좋은데 이번 1분기엔 성적이 나빴던 회사도 많다. 미래에셋 자산운용과 투신운용의 성장형은 1년 수익률에서 1, 2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3개월 수익률은 투신운용이 10위, 자산운용이 11위에 불과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박진호 과장은 "저평가주 위주로 투자하다 보니 성장주의 투자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다"면서 "삼성전자는 넣을 수 있는 한도까지 넣고 있지만 1분기엔 SK텔레콤이나 가스공사, 하이닉스 등을 투자바스켓 편입을 덜 했다"고 1분기 부진이유를 설명했다.

1월말 현재 이 회사의 성장형 펀드의 평균 편입비중을 보면 현재 현대차(6.8%),현대모비스(5.8%),한화석화(3.9%)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프랭클린템플턴의 성장형도 1년 수익률은 5위에 랭크됐지만 20위로 크게 떨어졌다. 삼성투신운용은 국내 최대의 수탁고를 자랑하면서도 성장형의 1년 수익률은 14위, 3개월은 최하위를 기록했다.

삼성투신운용 이해균 주식운용본부장은 "삼성전자 등 계열사 주식 전부를 합쳐 한 펀드가 투자할 수 있는 한도가 10%에 불과해, 전기.전자 업종을 제대로 투자할 수 없었다"고 수익률 하락 원인을 설명했다. 그는 "규정이 바뀌는 5월부터 투자한도가 다소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계열사의 주식이 아닌 경우 한 펀드가 단일종목에 투자할 수 있는 한도는 펀드 설정액의 10% 이내이며, 삼성전자에 대해서만 시가총액(약 25%)까지 투자할 수 있다.

채권형 펀드에선 대한투신이 기간에 구애받지 않고 고른 성적을 냈다. 대한투신은 3개월 수익률에서 1위를 차지했고, 1년 수익률에서도 2위에 올랐다.

주가지수를 따라서 투자하는 인덱스형 펀드와 주식 투자 비중이 낮은 안정형 펀드에선 운용사별 수익률 차이가 크지 않았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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