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通路 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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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학년도 입시에서는 수시 모집의 비율이 57%에 육박한다. 수시에서는 학생부·논술·구술면접·적성검사 등을 활용한 다양한 전형이 이뤄지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논술이다. 중상위권 이상 대학, 수도권 이내 대학을 지망한다면 두말할 나위 없다. 결국 2009학년도 수시 합격여부는 논술준비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9학년도 수시 입시의 핵심 변수 두 가지는 ①수시2-1모집 축소 및 수시2-2모집 대폭 확대, ②인문계 수리논술 출제 가능성이다.
  ① 수능 이후에 치르는 수시2-2 모집 확대는 기존에 불문율처럼 여겨지던 ‘수시는 소신, 정시는 안정’의 공식을 깬다. ‘수시:정시’의 모집인원 비율이 역전된 만큼 이제 ‘수시는 안정지원, 정시는 하향지원’의 패러다임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수시2-2 모집은 수능 이후 논술고사를 치르기 때문에 학생부의 영향력보다는 수능과 논술의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고, 11월 13일 수능 직후 주요 대학 논술전형일자가 몰려 있어 대학 선택 범위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② 2008학년도 서울대 정시 논술과 2009학년도 고려대 모의 논술에서 인문계 논술에도 수리 문제가 출제됐다. 고려대 인문계 모의논술의 ‘논제 3’은 확률과 관련된 문제로 수리적 사고력이 필요했다.
  이는 2007학년도 입시에 선보인 ‘언어+사회+수리’ 통합형 문제 형태로 회귀한 것이며, 대교협의 입시 정책이 이미 ‘노무현 프레임’을 넘어섰음을 의미한다. 인문계 논술에서의 수리문제 출제 가능성은 여타 대학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수리적 원리 이해에 취약한 인문계 수험생들의 경우 수능 직후 수리논술을 대비하는 것은 분명히 시간적 한계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내신학습의 부담이 줄어드는 여름 방학부터 준비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렇다면 어떤 기준으로 논술학원을 선택해야 할까.
  첫째, 커리큘럼이 분명하지 않은 학원은 피해야 한다. 전체적인 틀을 보지 못하고 단편적 기출문제 풀이에만 급급하면 안 된다.
  둘째, 과거 문제를 풀어주는 강사는 피해야 한다. 2006학년도 수시 2학기 이후엔 현행 통합교과형 논술 형태가 대세다. 더 이상 예전 방식의 논술에 매달려선 안된다.
  셋째, 주제 위주의 커리큘럼을 고집하는 학원은 곤란하다. 주제를 통한 이해의 심화는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학생들은 결코 자기가 아는 지식 이상은 못 쓴다. 대학생 수준의 깊이 있는 문제를 학원 현장에서 접하고 바로 이해하는 학생은 없다.
  따라서 아는 것을 얼마나 예쁘게,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정교하게 쓰느냐가 중요하다. 주제형 수업보다는 논리적 글쓰기를 강조하는 학원을 선택하는 것이 올바르다.

김형일 거인의어깨 교육연구소 대표
02-564-2188, www.im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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