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展 출품작 眞僞싸고 논란-전남대 이태호교수 의문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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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권위에의 도전인가,아니면 쓸데없는 지청구인가.
고미술에 관한한 국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해온 국립중앙박물관과간송미술관이 한 중견 미술사학자로부터 싸잡아 도전을 받고있다.
전남대 미술사학과 이태호(李泰浩.44)교수가 국립중앙박물관이개최중인 단원(檀園)김홍도(金弘道)특별전에 문제를 제기한 것.
李교수는 『월간미술』2월호를 통해 『닷새 내리 단원전을 찾아가 봤지만 서운함 뿐이었다』며 무려 35점의 출품작이 진위나 작품성에 문제가 있다고 통박했다.35점이라면 단원전에 출품된 전체 2백89점의 10%가 넘는 숫자.
李교수가 문제삼은 기준은 세가지.첫째 20세기에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은 그림,둘째 유사화풍을 단원으로 오해하거나 혹은 18~19세기 그림 가운데 낙관을 변조한 것,그리고 자료적 성격이 짙은 중하등품(中下等品)이다.한마디로 「안목 없이 선정했다」는게 이유다.
이런 기준아래 거론된 작품들은 유명한 『기려원유도(騎驢遠遊圖)』『편주도해도(片舟渡海圖)』『상산한담도(商山閑談圖)』『사녀도(仕女圖)』등.기존에 걸작 대접을 받은 작품은 물론 단원연보에까지 올라있는 기년작(記年作)도 포함돼 파문이 일 지 않을 수없게 됐다.물론 이번에 처음 일반에 공개되면서 시비의 표적이 된 『금강사군첩』도 예외없이 거론됐다.
이쯤되면 양쪽에서 일대 격론이 벌어질 만하지만 권위에 도전을받은 국립중앙박물관이나 간송미술관은 일절 공식 대응을 하지 않을 방침이다.
국립중앙박물관 강우방(姜友邦)학예실장은 『고미술의 특성상 보는 사람의 주관에 따라 달리 볼 수 있다』며 『그러나 이 경우는 지적받을 만하다고 예상했던 것들은 제쳐놓고 오히려 엉뚱한 진품만을 잔뜩 시비거리로 삼아 너무 터무니없다』고 대응할 필요가 없음을 밝혔다.
간송미술관 역시 마찬가지.최완수(崔完秀)간송미술관 연구실장은『이태호씨가 언제 깊이있게 단원공부를 했는가』라고 반문하며 일축하고 있다.
윤철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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