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파일>"내 노래를 들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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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예술가에 관한 영화들이 적지않고 팝 가수에 관한 영화들도 꽤되는데 성악가에 관한 영화들은 한참을 생각해봐야 한다.
폭발적인 성량을 자랑하며 『가극왕 카루소』『황태자의 첫사랑』『세레나데』등에서 연기도 함께 보여주었던 마리오 란차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마리오 란차 자신의 삶을 그린 영화라고는 사후에 나온 단편영화가 있을 뿐이다.
『내 노래를 들어라』(스타맥스)는 아일랜드 출신의 국민적 테너가수 조지프 로크의 삶에 힌트를 얻어 만든 코믹한 음악 영화다.로크는 한창 인기있던 시절인 50년에 탈세혐의로 체포될 위기에 처하자 잠적해 현재도 아일랜드에 살고 있다고 한다.이 실화를 바탕으로 피터 첼섬 감독은 한 젊은이의 상업적 아이디어를섞고,사랑.추억 그리고 노래를 사랑하는 관객의 열광을 유머러스하게 배치하고 있다.
리버풀에서 술집을 경영하는 청년 미키 오닐(에드리언 던바)은전속가수가 다치자 궁여지책으로 25년전 사라진 전설적인 가수 조지프 로크를 자처하는 자를 무대에 내세운다.그의 노래 솜씨는나무랄데 없으나 로크의 옛 애인 캐서린 도일( 셜리 앤 필드)에 의해 가짜임이 밝혀진다.미키는 술집문을 닫게되고 애인마저 떠나버리는 처지가 되자 친구와 함께 아일랜드 구석구석을 뒤져 진짜 조지프 로크(네드 비티)를 찾아낸다.
집요한 설득끝에 폐허가 된 미키의 술집무대에 서게 된 로크.
소문을 듣고 밀려든 관객 속에는 로크를 잡으려고 기다리는 경찰들도 있다.
역시 음악을 빼놓을 수 없는 영화다.시골 노인들과 소일하던 조지프 로크가 젊은이의 열정에 설득돼 배를 타고 가면서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부르는 『내 노래를 들어라』,무대에 올라 처음으로 열창하는 너무나 유명한 이탈리아 가곡 『돌아오 라 소렌토로』,열광하는 관중에게 손을 흔들며 공중으로 서서히 사라지며 부르는 『굿바이』등은 극 진행과 잘 어울리는 선곡들이다.
(비디오 평론가) 옥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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