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두고 의원들 '의정보고회'봇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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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지난달 24일 오후3시쯤 서울 S구의 한 노인정.간단한 음료수와 과일상이 차려진 방안에 노인 50여명이 모인 가운데 모정당 Y의원의 의정보고회가 열렸다.
국회 활약상을 한참 늘어놓은뒤 Y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보수정당이면서 노인을 우대하는등 복지사회를 만들 수 있는 정당이 어디인지 잘 판단해달라』며 지지를 노골적으로 호소했다.
서울성동구 N의원은 지난해말부터 무려 2백20여차례나 의정보고회를 열었다.관내 11개 동사무소에서 의정보고회를 가진 것을비롯,각 투표구와 동을 돌며 무려 2백여차례나 의정보고회를 가졌다. 마포 P의원의 경우 최근 2주일동안 관내를 투표구별로 돌며 70여차례나 의정보고회를 가졌다.P의원측은 『14대 국회를 마감하는 시점에서 유권자들에게 국회활동상을 보고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며 『시간이 허용하는 한 의정보고회를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충청권의 S의원도 오전10시부터 오후10시까지 하루 7~9차례 의정보고회를 갖고 있다.
15대 총선을 두달여 앞둔 요즘 현역의원들의 선거운동 성격이짙은 의정보고회가 곳곳에서 봇물터지듯 열리고 있다.지난달 24일 선거부정고발전화를 개설한 공선협에는 이같은 선거운동성 의정보고회를 고발하는 전화가 하루 7~8통 정도 걸 려오지만 공선협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현행 선거법상 후보자등록일(3월26일)까지 모든 선거운동이 금지돼있으나 의정보고회만은 아무런 제한없이 허용되고 있기 때문이다.의정보고회는 가가호호 방문이나 금품.향흥제공등만 금지되었을 뿐 횟수나 방식에 제한이 없다.
이같은 의정보고회에 대해 노골적인 현역 프리미엄이라는 비난과함께 무제한적인 의정보고활동이 다른 후보들을 자극,벌써부터 과열 선거분위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공선협 표혜령(表惠玲)간사는 『자신에 대한 지지를 유도하는 의정보고회에 흥분한 시민들의 항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며 『불평등한 선거법개정을 위한 운동을 벌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갑생.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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