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G, 국내 영어학원에 620억 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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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세계적 보험그룹인 미국의 AIG가 국내의 한 영어학원에 6000만 달러(약 620억원)를 투자한다. 한국 내 학원사업이 돈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런 거액의 투자를 유치한 주인공은 초·중등 영어교육 전문기업인 아발론교육의 김명기(42) 대표. 그는 3일 경기도 분당 본사에서 AIG인베스트먼트의 피터 종 황 한국지사장과 투자계약서에 서명했다. AIG인베스트먼트는 AIG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투자전문 자회사다.

황 지사장은 “한국의 교육산업은 지속적 성장 추세에 있으며, 아발론교육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췄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아발론교육는 브랜드 파워가 좋은 데다 모두 정규직 강사를 고용해 안정적인 경영을 꾀하고 있어 매력적인 회사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아발론교육은 청소원부터 스타강사까지 전체 800명의 직원이 모두 정규직이다. 교육은 최상의 품성과 능력을 가진 선생님이 열정을 갖고 가르쳐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믿는 김 대표의 경영철학에 따른 것이다. 그는 “학원업계에는 흔치 않은 주 5일 근무, 정기 휴가, 상여금 등 복지제도를 잘 갖췄더니 강사들의 이력서가 하루 30통 이상 접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투자받은 돈도 직원 교육과 유능한 강사 유치에 쓸 방침이다. 그는 “최고의 교육 전문가를 양성해 교육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전국에 44개의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중 26곳이 직영이다.

김 대표는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외국의 여러 투자회사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는데 그 가운데 AIG를 택했다”고 말했다. AIG인베스트먼트는 미국·싱가포르 등의 교육기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어 자사의 해외 진출에 안성맞춤이라는 것이다. 아발론교육은 내년 필리핀에 어학연수원을 설립하는 것을 시작으로 해외 사업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김 대표는 “영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는 나라는 영어를 배우려는 수요가 크다”며 “단기간에 최고의 효율을 내는 한국식 교수법을 현지에 전파하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발론교육은 1997년 말 분당에서 학원을 시작했는데 현재 수강생은 2만7000명에 이른다. 지난해 418억원의 매출에 5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보다 각각 70%, 85%나 늘어난 실적이었다. 김 대표는 특이하게도 한문교육과(원광대) 출신이다.

글=박현영 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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