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대잔치 선경 2연패의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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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화려한 멤버의 선경증권이 대망의 농구대잔치 2연속 우승을 달성한 것은 어떤면에서는 당연한 결과라 할 수도 있다.그러나 선경증권의 95~96시즌 우승은 침체일로의 여자농구가 회생할 수있는 모범답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찾 을 수 있다.
프로정신으로 무장한 유영주.정선민.김지윤등 국가대표 슈퍼스타들은 여자팀으로는 보기 드물게 고정팬을 몰고다녔고 구단은 파격적인 투자(연간 13억~15억원)와 대대적인 응원공세로 장외싸움을 유리하게 이끌었다.
선경은 90년 포워드 유영주를 인성여고에서,93년 센터 정선민,94년 가드 김지윤을 마산여고에서 각각 막대한 스카우트비를지출하며 끌어들여 실업팀중 가장 강한 중심축을 완성했다.
이 멤버는 첫우승을 차지한 지난해를 고비로 완전히 물이 올라올 정규리그 91.7%(11승1패),플레이오프 87.5%의 높은 승률을 끌어냈다.
대개의 고액스타들과 달리 선경의 주력선수들은 강인한 승부근성으로 라이벌팀을 압도했다.고질적인 발목부상에 시달리는 유영주는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허리를 다쳤지만 매게임 스타팅멤버로 나서 팀리더의 역할을 다했다.결승1차전에서 발목을 다 친 정선민은 3,4차전에서 진통제 주사를 맞고 출전해 승부를 결판냈다.
스카우트에 관한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온 선경은 지난시즌 SKC우승의 산파를 맡았던 정해일 코치의 사임으로 빚어진 사령탑 공백을 「맹렬파」김동욱감독의 영입으로 단숨에 메우는 순발력을 보여줬다.
스파르타식 훈련의 대명사였던 김감독은 스타군단 선경의 팀컬러를 감안,개인능력을 존중하는 카멜레온식 경기운영으로 팀전력을 극대화하는 지혜를 발휘했다.
중요한 경기때마다 동원된 5백~6백명의 응원단,고정적인 「누나부대」등 경기장을 「홈코트」로 만든 장외공세도 선경의 우승을거들었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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