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지난주부터 현지 實査팀 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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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호남의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22일 아침에도 총재실 앞에는 호남의원 몇명이 고민스런 표정으로 면담을 기다리고 있었다.지난주말 김대중(金大中)총재의 대전.부산 나들이에도 물갈이 대상으로 거명되는 의원들이 상당수 수행했다.지난주부터 현지 여론 실사(實査)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기존 당료는 친소(親疏)관계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여론조사기관에 의뢰했다.목포(위원장 金弘一).신안(위원장 韓和甲)등 이미 확정된 지역과 이미 공석이 된 지역을 제외한 광주,전남.북 14개지역이 모두 조사대상이었다.
4명이 한 조가 된 실사팀은 다방.약국.복덕방과 대의원.지역명망가등을 찾아다녔다.주로 여자관계.금전문제.부동산투기 여부.
의정활동에 대한 평가.지역사업 인지도등을 물었다.
지역에 따라 일부 조사내용이 달랐다.투기한다는 투서가 있었던C의원은 부동산소개소를 다니며 이런 사실을 확인했고,지구당 분규 소문이 난 P의원은 대의원들을,지방선거 때 금품 수수설이 돈 P.C의원등은 낙천자들을 찾아가 사실 여부를 확인했다.
이런 조사 내용을 전해들은 일부 의원들은 불만을 터뜨렸다.중앙당 실력자가 조사 대상을 고의로 조작했다는 것이다.
『(경쟁자)모씨가 있는 지역만 돌고,우리 지역은 와보지도 않았습니다.다방에서 그 사람들만 만나 조사하고 갔어요.그러니 나에게 불리할 게 틀림없지 않습니까.』 중앙당은 현지 실사를 근거로 현역의원의 양보를 받아낼 생각이다.金총재는 대선에서 98~99% 지지를 받는데 비해 호남의원들은 총선에 나가 50%를겨우 넘기고 있다.의원들이 뭔가 잘못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득표율로 전국구의원을 배분하게 돼있어 물갈이가 불가피하다는 생각이다.
중앙당도 물갈이 대상의원들의 반응에 촉각을 세웠다.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하겠다는 의원도 있다.물갈이 대상의원 상당수가 분당전김원기(金元基)민주당대표와 가까웠다.
때문에 정읍출마를 고수하고 있는 金대표가 이삭줍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일부 의원들은 자신의 후원회행사에 민주당으로 떠난박석무(朴錫武)의원이 참석했던데 대해 애써 해명하기도 했다.물갈이는 현지여론조사를 가장 중시하되 충성도.의정 활동.도덕성등도 감안된다고 金총재의 한 측근은 전했다.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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