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제의로 본 '한반도 월드컵'-북한에 줄 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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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 문제를 놓고 남북이 정식으로 협상을 시작한다면 한국이 북한에 줄 수 있는 카드는 어떤 종류가 있고 어느 선까지 가능한가.
명백한 것은 공동개최라 하더라도 주최국은 한국이라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한국 주도아래 북한을 참여시키는 형식이 된다.따라서경기수를 똑같이 나눈다거나 수익금을 절반씩 배분할 수는 없다.
현재 북한에는 15만명을 수용할수 있는 능라도 5.1경기장을비롯,김일성 경기장과 양강도 경기장등이 국제규격을 갖추고 있어약간의 보수만 하면 월드컵 경기를 치를 수 있다.
협상에서는 조별 예선경기와 준준결승,그리고 준결승 한게임 정도는 북한에 할애할 수 있다는 정도가 월드컵유치위원회의 생각이다.물론 개.폐회식과 결승전은 양보할 수 없다.
그러나 수익금분배를 포함한 자금지원 문제가 가장 큰 이슈가 될 것 같다.한국은 2002년 월드컵을 유치할 경우 예상되는 개최국 수익금 전액을 국제축구연맹(FIFA)과 각대륙연맹에 1대9로 배분하겠다고 발표한바 있다.현재 예상되는삐 개최국 수익금은 약 7천8백만달러(약 6백16억원).때문에 북한의 배분율을 30%만 잡아도 1백80억원이 넘는 돈을 생짜로 북한에 줘야한다는 계산이다.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이 수익금을 포기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고 오히 려 더 많은 배분을 요구할게 뻔하다.여기에 경기장 보수비도 한국이 부담해야 할 것이다. 북한 사정을 고려할때 한국이 어느정도의 재정적 지원은 부담해야 할 것이다.
이밖에 단일팀을 구성할때 성적도 고려해야 하지만 다소 실력에서 앞서는 한국이 양보,동수로 선수단을 구성할 수도 있다.지난91년 청소년 단일팀의 경우에도 이같은 원칙이 적용된바 있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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