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중견기업] 휴식의 품질주의 …‘세컨드 홈’을 짓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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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명레저산업은 그중에서도 가장 발빠르게 프리미엄 리조트로 변신하고 있는 업체로 꼽힌다. 특히 대명이 지난해 강원도 양양에 개장한 ‘쏠비치 호텔 & 리조트’는 특급호텔에 뒤지지 않는 프리미엄 리조트 시대를 열었다는 평을 받았다. 대명은 쏠비치에 이어 별장 개념의 리조트를 표방한 ‘비발디 소노펠리체’를 내년 11월 홍천에서 개장한다. 이미 분양을 끝냈고 프랑스의 건축가 다비드 피에르 잘리콩이 다이아몬드를 형상화해 설계한 건물이 착착 올라가고 있다.

이 회사 조현철(54)대표는 “리조트 업계가 양적으로 팽창하던 시대는 끝났다”며 “이제는 질적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주5일제 확산과 여가시간 확충, 소득 증가로 레저산업에도 고급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조현철 대명레저산업 대표는 “문화생활과 건강검진까지 할 수 있는 프리미엄 리조트를 만든다”고 말했다. 양영석 인턴기자

그는 “리조트는 더 이상 단순히 잠시 머물고 쉬다 돌아가는 휴가지가 아니다. 집과 같은 편안함을 느끼며 장기간 체류할 수 있는 고품격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소노펠리체는 리조트 아닌 ‘세컨드 하우스’(두 번째 집)를 지향하고 있다. 그는 “소노펠리체는 국내 리조트 업계 최초로 별장 개념을 내세웠다”며 “개인 별장은 직접 유지·보수를 해야 하지만 소노펠리체는 그런 부담은 대명이 하고 고객은 최상의 서비스를 즐기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소노펠리체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 먼저 국내 리조트 단지에서는 최초로 양·한방 휴양 검진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경희대 의료원과 제휴했고, 휴식을 취하며 건강관리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게 됐다. 또 최상위 고객끼리 음악회나 미술전시회를 즐기며 교류할 수 있는 문화 커뮤니티를 선보인다. 객실 테라스에서 유러피언 스파를 즐기고 원하는 날짜에 골프나 승마를 할 수도 있다.

대명은 2006년에 17년 동안 고수했던 대명콘도라는 명칭을 버리고 대명리조트로 이름을 바꿨다. 현재 전국에 7개 직영 리조트(쏠비치·비발디파크·설악·단양·양평·경주·제주)를 운영하고 있다. 객실 수는 4000개. 대명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콘도가 많은 리조트 업계에서 선두권을 놓치지 않고 있다. 조 대표는 ‘낭떠러지론’으로 비결을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리조트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여기서 밀리면 낭떠러지라는 각오로 리조트에 목숨을 건 결과”라고 말했다.

대명의 임원들은 주말이면 전국의 사업장으로 달려간다. 모든 직원에게 서비스 정신을 강화하고 고객 입장에서 리조트를 체험하기 위한 것이다. 가족 동반은 금기시되고 있다. 직원들이 임원의 가족에 신경쓰느라 정작 고객에게는 소홀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대명의 현직은 물론 퇴직 직원뿐 아니라 일당직 종업원에게까지 고루 회원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즐길 수 있는 회사에 즐길 줄 아는 직원’이라는 기치 아래 모든 직원이 행복하게 일하게 위해서다. 조 대표는 “고객을 행복하게 해야 잘 되는 기업인 만큼, 고객을 행복하게 해야 할 직원부터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명은 리조트 업계에 고급화 바람이 확산되면 해외로 향하는 여행객 발길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 대표는 “여행수지가 수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도 고급 휴식을 원하는 고객의 수요를 충족시켜주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고용효과가 큰 리조트 산업에 대한 사회 인식과 정부의 정책적 배려는 아쉽다”고 전했다. 대명의 현재 직원 수는 3200명이다. 홍천 비발디파크의 경우 1300여 명의 정규직을 고용하고 있는데, 물놀이와 스키장이 각각 개장하는 여름과 겨울철에는 300여 명의 아르바이트 직원을 별도로 고용한다. 조 대표는 “공장은 자동화해도 서비스업은 자동화할 수 없다. 서비스는 사람에게서 나오는 만큼 서비스업이 발달할수록 고용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장정훈 기자
사진=양영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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