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슈퍼리그>한양대 고공배구 한전 눌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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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목마른 단비는 대지만을 적신 것이 아니었다.
96배구슈퍼리그가 부산항에 돛을 올리던 날(13일) 대한항공의 몰매에 휘어지고 으스러졌던 대학챔피언 한양대의 장대들도 단비를 먹고 훌쩍 되살아났다.
한양대는 2시간40분에 걸친 사투끝에 실업의 다크호스 한국전력을 3-2로 격파하고 2차대회 첫 승리를 기록했다(15일.부산사직체).
한양대의 라인업은 비를 맞은 뒤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높이와 힘만 믿고 덤볐다가 3세트만에 에러더미(11개)에 쓰러졌던 그들이 5세트까지 간 한전과의 대결에서 범한 에러는 5개에 불과했다.
승리의 열쇠는 그것이었고 거기엔 석진욱(185㎝)이 도사리고있었다. 2장대숲의 단신 석진욱은 날렵하게 이리 뛰고 저리 뒹굴며 한양대의 최대 취약점인 수비망을 촘촘히 다잡았다.한양대 코트로 넘어온 195개의 서브중 86개를 석진욱이 걷어올렸고 그중 65개(75.58%)가 고스란히 「성공한 스파이크」 로 연결됐다.
수비만이 아니었다.한전 블로커들의 눈길이 장대들에 쏠렸다 싶으면 번쩍 튀어올라 48개의 스파이크(6득권.25득점)를 쏘았고 블로킹도 4개나 잡아냈다.
그의 분발은 또다른 단신세터 최태웅(185㎝)의 분발을 불렀다.고집스럽게 좌우 오픈토스만을 고집하다 첫 게임을 놓쳤던 최태웅은 고비마다 낮고 빠른 토스로 한희석.신정섭의 속공.시간차에 의한 「중앙돌파」를 엮어냈다.
안정된 수비와 다양한 공격패턴에 힘입어 이인구는 우박처럼 고공강타(82개중 47개 성공)를 내리꽂았고,3,4세트를 따내며추격하던 한전은 5세트 12점에서 무릎을 꿇어야 했다.
LG화재는 상무를 3-0으로 완파,2차대회 첫 게임을 승리로장식했고 여자부 B조 한국후지필름은 한국담배공사와 풀세트 접전끝에 3-2로 승리,1차대회 패배를 설욕했다.
부산=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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