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포럼>社外이사제 찬반논쟁-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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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사외이사제도가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미국에서 실시하고 있는것이라면 반드시 한국에도 실시돼야 하는 것일까.
우리에게 사외이사제도라는 용어가 생소할지 모르지만 이 제도는이미 우리사회에서도 여러기관에서 실시되고 있다.이 제도는 사립대학교나 사단법인,그리고 각종 공사와 같은 공공기관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실시되고 있다.매년 1월이나 2월이면 이들 기관에서는 이사회라는 것이 열린다.
이때 사외이사라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어떤 사람들인가.그들 대부분은 기관을 책임지는 사람과 직.간접으로 안면이 있는 사람들이다. 서로 잘 아는 사이의 사외이사들이 경영진을 감시.감독하는 일은 쉽지 않다.
미국 역시 짧은 회의 및 준비기간,그리고 현 경영진과의 친분으로 사외이사에게서 경영진에 대한 철저한 감시를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다.특히 한국처럼 인간관계가 지연.학연.혈연등으로 실타래처럼 얽히고 설킨속에서 사 외이사제도를도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최고 경영자의 전횡을 막고 철저한 경영감시를 실시하는 것에는 필자도 동의한다.다만 선택해야 할 방법이 문제다.
특수임무를 띤 소수의 사람들을 기업내부에 파견해 경영감시를 수행할지,아니면 무수히 많은 사람들로 이루어지는 시장을 통해서감시기능을 수행하게 할지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최고경영자에 대한 감시는 익명의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시장에서 보다 더 나은 제도를 찾기 어렵다.
따라서 소비자와 투자가들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여 그들을 유식하게 만들어 가는 일이 필요하다.그리고「기업도 단순한 상품」이 라는 가설이 성립하게끔 매수합병 시장의 활성화에서 감시기능을 기대하는 것이 휠씬 현명한 정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 공병호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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