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장식자석 수집 장영자씨 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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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서울서초구방배동 경남아파트 장영자(張英子.39)씨댁은 중국 홍목으로 만든 장식장과 식탁.카펫이 어우러져 깔끔한 집주인의 성품이 그대로 느껴진다.「아이들이 테이블 위에서 공부하는 탓에」거실에는 소파만 놓았다.하지만 한쪽 구석으로 치 워둔 테이블안에는 이 집의 첫째가는 가보들이 그득하다.장영자씨와 남편,그리고 두 아들이 10여년간 모아온 냉장고 장식용 자석들이 130여개나 들어있는 것.
張씨의 부군은 고려대 전산학과 임해창(林海彰.42)교수.부부가 함께 10여년전 미국 유학생활을 할 때부터 모으기 시작했다. 원래는 냉장고 위에 메모지를 붙여놓는 용도지만 모양이 예뻐집안 장식효과도 톡톡하다.『처음엔 동물모양만 모았어요.나중에는우리가 여행한 각 도시의 특징을 상징하는 모양을 모아보기로 했지요.』 林교수 또한 열성적으로 참여했다.미국 남부.서부.동부의 수많은 도시와 유럽의 여러나라 도시들을 돌아다니며 갖가지 모양의 자석장식을 모아왔다.
최근 하와이에서 구입한 자석도 지난해 11월말 학회에 참가하기 위해 갔을 때 구한 것이다.
아이들도 여행할땐 마음에 드는 자석을 자기들끼리 사오곤 한다. 사이판과 괌에서 산 무지개빛 물고기와 초록색 개구리 자석은그래서 두 아들이 가장 좋아한다.
맨처음 산 자석은 호랑이모양.미국의 샌안토니오의 동물원에서 산 것이다.
서부쪽이나 국립공원쪽은 주로 그곳에서 난 나무나 돌멩이를 그대로 냉장고 자석으로 만든다는 장영자씨의 설명.한 인디언 마을을 방문했을땐 우리시골에서 쓰는 나무로 된 빨래통 모양의 자석이 있어 신기한 마음에 구입했다.뉴올리언스에서는 재즈와 음악의도시답게 악기.악보모양이 많았고 보스턴등의 대학도시들은 대학마크를 자석으로 만들어 팔았다.
미 동부의 유명한 코닝사를 방문했을 땐 코닝그릇무늬로 쓰는 꽃잎 샘플을 유리에 넣은 자석을 사왔다.『자석 장식들을 보며 힘들었지만 즐거웠던 유학시절을 돌아보곤 하지요.』130여개의 자그마한 장식품들이 인생의 작은 동반자가 된 셈이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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