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在野영입싸고 당무회의 잠정 결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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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신한국당(가칭)은 10일 당무회의에서 재야인사의 영입을 둘러싸고 당의 색깔 문제를 놓고 토론이 벌어졌다.그동안 세대교체와참신한 인사의 발굴이라는 명목으로 재야의 진보성향 인사를 영입한다는 방침 때문에 뒷말이 많았다.
드디어 이샤 문제가 당의 공식기구에서 거론된 것이다.
3공 출신으로 당내 보수세력의 대변자격인 김영광(金永光)의원이 문제를 제기했다.그는 『신한국당은 기본적으로 보수 중산층을대변하는 정당이고 당원들은 그러한 정강정책을 지지하는 차원에서모인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는 『이런 정당에 국가를 부정하고 전복하는 행위나 혐의로 사형언도까지 받았다가 감형돼 복역한 인사를 영입할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金의원은 당인(黨人)이란 신분을 감안,『물론 전향의 과정을 거친다면 별 문제는 없다』고 부연했지만 그의 말은 급진인사에 대한 거부감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강삼재(姜三載)총장은 바로답변에 나섰다.이미 지난주 이태복(李泰馥)씨의 영입논란 이후 반론을 의식해왔던 만큼 상당히 정리된 태도였다.합리적 진보와 합리적 보수의 배합을 역설한 다음 『검증되지 않은 재야 인사의무분별한 영입은 있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못박았다.
김윤환(金潤煥)대표가 마무리했다.『우리당은 보수 중도,안정희구세력의 결집체』라고 정의한뒤 『참신하고 개혁적인 진보세력을 많이 수용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밝혔다.당대표 입장에서 재야인사 영입에 원천적 반대의사를 표명하진 않았지만 당을 보수 중도,안정희구세력의 결집체로 정의한 부분에서는 金의원과 생각이 같았다. 신한국당이 당무회의라는 공개장소에서 이 문제를 거른 것은 나름대로 고민의 산물이다.당의 개혁적인 면모를 부각시키기위해 급진 인사를 망라하려 해봤으나 명분과 실리 면에서 반대의견이 강하게 대두됐다.
金대표의 한 측근은 10일 『이태복씨 등을 영입해봤자 표가 안온다』고 지적했다.박수는 5.18 특별법에 보내고 표는 야당에 찍는 현상이 재현된다는 것이다.오히려 당의 이념적 성향이 모호해져 기존의 보수 중산층 표도 잃을 수 있다는 게 당내 대체적 견해였다.
재계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金의원도 지적했듯 많은 민정계의원들은 『급진 노동계 인사의 영입은 재계를 불안하게 할 수 있다』는 우려를 광범위하게 표시해왔다.
결국 신한국당에 대한 보수층의 의구심은 풀어주어야 한다는 최소의 합의를 본 것같다.
재야인사 영입에 적극적인 姜총장은 「합리적 진보와 합리적 보수의 배합」으로 설명했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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