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 페르마 대치본원 박상민 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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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올림피아드는 이 사람에게 물어라. 최근 대치동 학원가에서 최고의 수학올림피아드 전문 강사로 학부모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박상민 원장(30)을 만났다.


박상민 원장은…
서울대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지니 페르마 대치 본원장을 맡고 있으며 올림피아드 전문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자연계열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려면 수학올림피아드를 잡아라. 각 대학들이 올림피아드 전형을 확대하면서 최근 관련 사설학원이 상종가를 올리고 있다. 그러나 실제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는 흔치 않다. 강사가 문제다.
  그런 점에서 지니 페르마 대치 본원의 박상민 원장이 일궈낸 실적은 대단하다.
  지난해 한국수학올림피아드(KMO) 금상 수상자 100명 중 박 원장의 손을 거쳐 간 수상자가 20명에 이른다. 그가 페르마에서 올림피아드 반을 구성한 이후 첫 번째 성과임을 감안하면 더욱 놀랍다.
  “대형학원에서 가르치는 단순 심화학습 수준으로는 올림피아드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박 원장은 “올림피아드는 무엇보다 경험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일반적인 문제풀이와는 형식이나 수준이 다른 올림피아드의 특성상 참가경험이 득점의 높낮이를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 학원이 올림피아드 참가경험이 있는 강사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 원장 자신도 올림피아드에 출전해 금상을 받은 경험이 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수학이 워낙 좋아 재미 삼아 올림피아드 문제집을 풀었던 기억이 있다”며 “괴짜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수학의 근본 원리를 생각하며 풀어가는 과정이 너무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고 회상한다.
  그가 올림피아드 출전 학생을 가르치기로 맘먹은 것도 순전히 수학이 재미있어서다.
  “단순히 공식에 대입해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은 수학을 딱딱하게 만드는 요소다. 원리를 이해하고 새로운 접근법을 고민해보면 수학의 진정한 재미를 깨닫게 된다.” 박 원장의 지론은 아이들의 실력을 극대화하는데 한 몫 단단히 한다.
  일단 수업이 시작되면 원리 설명과 그에 따르는 예시문제 풀이로 칠판이 가득 찬다. 아이들은 그 모습을 바라보기만 한다. 절대로 필기는 금물. 펜을 들었다가는 박 원장의 엄한 꾸중을 듣는다. “내가 푸는 방식은 나만의 방식이지, 절대로 그대로 따라하면 안된다. 필기하지 말고 원리를 이해해라. 그리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 원리를 규명해보라.” 수업마다 외치는 박 원장의 특명이다.
  이런 수업방식이 너무 어렵다고 하소연하는 학생이 많지만 어차피 올림피아드 금상 수상이 목표라면 ‘잔말 말고 따라오라’는 식이다. 언뜻 보면 무책임한 듯하지만 그런 훈련에 잘 따른 학생이 결국 좋은 결과를 낸다.
  김범수(대청중 3년)군이 좋은 케이스. “원리 규명하는데 재미를 붙이더니 나중에는 아주 독특한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 나를 놀라게 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지난해 3월부터 박 원장의 권유로 올림피아드 공부를 시작한 김군은 1년 만에 중등부 금상에 이어 고등부 1차 시험 금상까지 수상했다.
  박 원장이 진행하고 있는 올림피아드 대비반은 대수·기하·정수 등 대표적인 과목에 따라 전문 강사가 구성돼 있다. 그중에는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에 한국대표로 참가 경력까지 갖고 있는 강사도 있다. 한 반에서 3~4명의 강사가 돌아가며 수업을 진행한다. 강사마다 문제 접근 스타일과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다양한 자극을 주는데 큰 의미가 있다. 또 담임강사 이외에 학생스타일에 맞는 다른 강사를 직접 붙여 1대1 멘토링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모두 박 원장의 교육철학인 ‘수학에 대한 흥미’를 위한 조치다.
“공부의 상한선은 자신이 결정한다. 재미가 없다면 그 선을 뛰어넘기가 힘들다.”

프리미엄 김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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