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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악기 '옥류금' 日서 첫 연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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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산하 금강산 가극단이 5일 저녁 도쿄(東京)에서 개최한 봄맞이 연주회에서 북한 악기 '옥류금'(玉流琴)으로 '고향의 봄'을 독주한 재일동포 3세 김지희(金知希.27)씨. 그는 일본 내 공식 석상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옥류금 연주를 무사히 끝낸 것이 기쁜 듯 환하게 웃었다.

金씨는 "북한에선 널리 사용되고 있는 옥류금은 1970년대 북한의 악기연구소가 고구려 시대의 악기 '공후'를 개량해 만들었다"며 "마치 '옥구슬이 흘러가는 듯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고 해서 고(故) 김일성(金日成)주석이 이같이 이름붙였다"고 말했다.

옥류금은 가야금과 하프를 합쳐놓은 듯한 형태로, 33개의 줄과 7개의 페달이 달려 있다. 크기는 가로 1m50cm.세로 70~80cm.높이 1m 정도이며, 일본 내 가격은 16만엔(약 160만원) 가량이다.

金씨는 "가야금보다 줄이 많아 4.5옥타브(가야금 3옥타브)까지 음역을 소화해내고, 하프와는 달리 '음~'하고 떨리는 농음(弄音)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金씨는 일본 내 유일한 옥류금 연주자다. 10년 전 효고(兵庫)현의 한 조총련계 고교에 다닐 때 드럼 실력이 뛰어나 금강산 가극단에 입단했고, 그러다 가극단의 주인없는 옥류금에 반하게 됐다. 혼자 연구를 하다가 2001~2003년에 매년 1~2개월씩 평양에 가 정식으로 연주 기법을 배웠다고 한다.

1955년 창립된 금강산 가극단은 기악.성악.무용 등 3개 분야에 걸쳐 조총련계 2~4세 동포 70명으로 구성돼 있다.

매년 평양과 일본 내 40곳에서 공연한다. 2000년(서울), 2002년(부산.전주)에는 한국 공연도 했다.

가극단의 장기생(蔣基生)사무국부장은 "민족음악에다 현대감각을 살린 창작 전통음악도 많이 연주한다"며 "일본인 청중이 70~80%에 이를 정도로 일본인들의 반응이 좋다"고 자랑했다.

도쿄=오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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