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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美 기독교아동복지회 슐츠 총재 내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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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전쟁 고아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40년 가까이 외국의 도움을 받았던 한국이 경제 발전을 이뤄 이제 오히려 다른 나라의 어려운 어린이를 돕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원했던 나라 중 가장 바람직한 모범 사례가 됐어요."

세계 최대의 아동구호단체인 미국기독교아동복지회(CCF)의 존 F 슐츠(60) 총재는 "현재 CCF가 많은 돈을 지원하고 있는 인도와 브라질도 조만간 한국처럼 남에게 받은 도움을 돌려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938년 설립된 CCF는 48년부터 86년까지 한국에서 총 10만여명의 어린이에게 1억달러(약 1200억원)를 지원한 바 있다. 이후 한국복지재단이 CCF 한국지부의 전 재산을 물려받아 활동해왔는데, 현재 CF인터내셔널(2002년 CCF의 주도로 설립된 12개국 사회복지단체의 연합)의 회원 중 미국.대만 단체에 이어 후원 사업의 규모가 세번째로 크다.

CF인터내셔널의 연간 사업계획을 논의하는 집행위 회의(5~7일) 참석차 한국에 온 슐츠 총재는 "우선 올해는 한국복지재단과 함께 스리랑카 어린이를 돕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복지재단은 스리랑카의 세바나와 카타라가마 지역의 어린이에게 교육비와 분유 등 영양식을 지급하는 활동을 펼치게 된다.

"너무 가진 게 적어도,혹은 너무 많아도 어린이들은 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낙후된 지역에선 어린이들을 폭력으로부터 보호하는 게 제일 시급해요. 반면 선진국의 경우엔 아동 학대.마약 중독 등의 문제가 심각하죠. 이런 곳에선 레크리에이션 등을 통해 어린이들의 관심과 에너지를 좋은 쪽으로 돌리는 데 주력합니다."

슐츠 총재는 "미국만 해도 도시 빈민층인 흑인 청소년의 경우 지나친 폭력에 노출돼 예상 수명이 16세에 불과하고, 인디언 아동은 60~70%가 비만에 시달리는 등 계층에 따라 각기 다른 문제를 안고 있다"며 "처한 환경에 따라 '맞춤형' 지원을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학 석사(뉴욕연합신학교).경제지리학 박사(컬럼비아대)학위를 따낸 뒤 세계교회봉사회(CWS)의 일원으로 10년여간 아프리카에서 활동했던 그는 90년 CCF에 합류해 98년 총재로 취임했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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