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령산 스키돔 건설 '급물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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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 대연동 황령산에 들어설 스키돔 조감도.

환경훼손 논란에 부닥쳐 수년간 중단됐던 부산 남구 대연동의 황령산 스키돔 건설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부산시의 인가 방침에 따라 시행사는 인가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스키돔 건설에 계속 반대하고 있다.

◆ 사업 급물살=부산시는 스키돔 건설이 포함된 '황령산유원지 조성계획 변경 결정'을 지난달 25일 고시했다. 시 도시공원위원회에 상정한 '황령산유원지 조성계획 변경 결정안' 이 이달 초 통과된 데 따른 것이다.

변경 결정에 따르면 계획에 포함된 15개 시설 중 유희시설.식물원.골프연습장.교육문화시설.휴양시설 등 8개는 백지화했고, 스키돔.도로.전망시설 등 7개가 남았다. 스키돔은 규모가 애초 5만여㎡에서 3만여㎡가량 축소됐다.

시 관계자는 "환경을 최대한 보존하는 쪽으로 스키돔 건설을 유도하기 위해 규모를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시는 스키돔 시행사인 스포츠랜드부산㈜이 사업인가신청 반려처분에 대항해 낸 소송에서 지난해 두 차례 패소했다. 이에 따라 사업 인가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사업을 시행하는 데 법적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인가 절차 밟아= 스포츠랜드부산은 지난 24일 스키돔 건설을 위한 교통영향평가 심의를 시에 신청했다. 이 심의가 통과되면 도시계획시설사업 실시계획 인가신청을 낼 예정이다. 인가가 나면 이르면 올 상반기에 지하 1층, 지상 5층, 전체면적 1만8천여㎡ 규모의 스키돔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개장은 내년 상반기로 잡고 있다.

스키돔을 비롯해 전망대.야외 음악당.조각공원.인라인 스케이트장 등도 조성할 계획이다.

◆ 환경단체 반대= 환경단체들은 여전히 스키돔 건설에 반대다.

부산환경운동연합 이성근 시민회원국장은 "시민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시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시키고 있다"며 "시민 환경권 보호 차원에서 법적 대응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李 국장은 "황령산은 도심 '허파' 역할을 하는 만큼 영리를 위한 공간이 아닌 자연공원이 조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키돔 사업= 스포츠랜드부산이 모두 700억 원을 투자해 2000년부터 추진해 왔다. 토목공사가 마무리된 상황에서 4년 전 공사가 중단됐다. 길이 276m, 폭 40~60m, 경사도 20~30도의 슬로프 1개를 갖추는 것으로 설계됐다.

김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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