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조사 전문가 90人이 본 96증시-주요 惡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주가상승의 가장 큰 걸림돌은 경기급랭(36%)과 정국불안(34%)이었으며 물가상승(8%)과 외국인의 자금유출(6%)도 우려 대상인 것으로 드러났다.적은 수이긴 하지만 자금시장불안.대북관계.증안기금해체.노사갈등도 들먹였다.
이것을 주요 호재 중 경기에 관한 설문과 연결해 보면 응답자들간에 경기전망이 엇갈리며 비관적인 사람들이 더 많다는 사실을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96년의 주가는 경기(시장내부요인)와 정국(시장외부요인)에 대해 투자자들이 얼마나 빨리 자신감을 회복해 금리하락과종합과세에 따른 포트폴리오 재구성(즉 주식의 비중을 높인다)에나설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요약할 수 있다.
보험을 제외한 금융(20%).정보통신(19%),그리고 건설(19%)이 96년에 투자수익률이 가장 높을 업종으로 꼽혔다.금융중에선 증권보다 은행을 더 선호했다.응답자의 15%가 보험을별도로 추천해 95년 최고 스타로서의 인기가 지속 될 것임을 알 수 있다.그외 전기 및 가스(6%),전기전자(6%)도 추천빈도가 높았다.전기전자를 제외하면 이 업종들의 공통점은 성장가능성이 높은 내수업종이란 것이다.만일에 있을지도 모를 경기급랭을 비교적 잘 견디지 않겠느냐는 희망 을 읽을 수 있다.한편 외국인들이 선호한 업종은 건설.정보통신.보험.금융 순이었다.
***네 그룹 공통적으로 이동통신(총 32명이 추천)이 96년 최고의 종목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이동통신의 주가는 95년에도 43.5% 올랐다).한전(12명).현대건설(12명).삼성전자(11명)가 그 뒤를 이었다.지난해 11월 이후 끊 임없이 갑론을박의 대상이 된 삼성전자가 상위에 오른 것은 다소 의외다.삼성화재.동아건설.국민은행.외환은행의 인기가 높은 편이었고 데이콤.LG정보통신.대우통신은 모두 같은 정보통신관련 주식들이다. 두사람 이상이 추천한 종목으로 앞서 든 인기업종에 속하지 않는 종목을 소개하면 성창기업.현대자동차.대한항공.동아제약.호남석유화학.삼성물산등이다.10명의 외국인중 2명이 현대자동차를 추천했다.한편 단 1명이 추천한 종목이 무려 53 개,두사람이 추천한 종목은 18개나 됐다.
***새해 주식시장을 휩쓸 테마로 응답자들은 정보통신에 가장높은(34%)관심을 나타냈고 인수.합병(M&A)도 유망한(28%)테마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았다.
그외 자산주.금융산업개편.사회간접자본(SOC)투자도 화젯거리가 될 것이나 블루칩.저PER주.남북경협관련주.저가대형주등은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전체적으로 블루칩엔 외국인이,저가대형주엔 지점장이 약간의 관심을 나타낸것 외에는 네 그룹간의 차이가 거의 없었다.
***많은 수의 응답자들이 새해에는 제발 정부의 시장 간섭이없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시장내부 수요와 공급간의 균형을맞춰달라는 주문도 있었는데 정부의 불간섭 원칙과 상치되는 면이있다.이름뿐인 대주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은 귀 기울일 만하다. 기관투자가에 대해선 양적으로 참가폭을 넓히고 질적으로 단기매매 등 시장흐름의 단절을 가져오는 행위로 인한 개인투자자의 피해를 막아 달라고 요청했다.기관투자가의 양면성(시장조성자인 동시에 돈을 벌어야 하는 투자자)을 어떻게 조화시켜 야 할지 결론을 내릴 때가 된 것 같다.엄정한 공시제도의 운영,불공정행위의 근절이 또한 시급한 과제로 지적됐다.증권사의 약정경쟁이 건전한 투자관행이 뿌리내리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시장개방의 폭을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자들도 꽤 있 었다.
***아직도 시장에 남은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으로부터 영원히 등을 돌리느냐 마느냐를 놓고 고민에 빠져 있는 듯 하다.95년중 종합주가지수 하락률이 13%였고 연초지수 대비 연말지수가 상승한 업종은 전자.보험 단 두개뿐이기 때문에 일반 투자 자들이 어떻게 느끼고 있는가는 다른 설명이 필요없다.심지어 조립금속은 36.4%,종이는 41.7%나 급락했다.
정부가 투자자와 증시를 위해 할 일이 무엇일까.시장엔 장기투자자도 있는가 하면 단기매매를 일삼거나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기꾼도 있을 수 있다.옳고 그름을 재는 유일한 잣대는 가격(수익률)이고 누가 어떤 결정을 하든지 그것은 금지된 정보(내부자정보)의 이용,가격 또는 정보의 조작등 가격결정을 왜곡하는 것이아닌 한 각 참여자의 몫이다.
많은 투자자들은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부양책을 동원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할 정도로 성숙했다.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증권사.투신,그리고 정부는 시장에서 설 땅이 없어질 것이다.
권성철 전문위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