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는 ‘FTA, 한국 차에 유리’ 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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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버락 오바마(사진) 상원의원이 “한국이 수십만 대의 차를 미국에 수출하면서도 미국 차 수입은 수천 대로 계속 제한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현명한 협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미 FTA가 미국 자동차 업계에 불리하고 한국에 유리하다는 뜻이다. 오바마는 줄곧 한·미 FTA에 비판적이었으나 대선 후보가 된 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바마는 16일(현지시간) 미시간주 유세에서 “나는 자유무역을 신봉하지만 조지 부시 대통령이나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 후보처럼 어떤 무역협정이든 좋은 협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또 “세계 경제에 엄청난 무역 불균형을 만들어내면서도 수출을 늘리기 위해 환율을 조작하는 나라들을 좌시할 수 없고, 다른 나라가 미국산 제품을 배척하도록 무역 규제하는 것을 내버려 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오바마는 지난달 부시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재협상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미 FTA 협정문에 따르면 양국은 협정 발효 후 3년 내에 대부분의 자동차 관련 관세를 없애야 한다. 미국 자동차 업계는 관세 철폐가 결국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반발해 왔다. 미국은 한 해 70만 대의 한국 차를 수입하고 있고, 한국의 미국 차 수입은 연간 5000대 수준이기 때문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11개 국책연구기관도 한·미 FTA로 대미 자동차 수출은 연평균 8억3600만 달러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FTA에 따른 전체 대미 수출 증가의 60%다.

정인교 인하대 교수는 “오바마의 한·미 FTA 비판은 미국 근로자 계층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정치적 목적이 있다”며 “그만큼 자동차 부분에선 한국에 유리하게 협정이 맺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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