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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바다 속 30m 아래 … ” 거제~부산 잇는 침매터널 내부 첫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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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거제도와 부산 가덕도를 잇는 거가대교 시공 중간보고회가 17일 침매터널 현장에서 열렸다. 허남식 부산시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김태호 경남도지사(앞줄 왼쪽부터)가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송봉근 기자]

사방이 콘크리트 벽이다. 그 속은 어둠에 잠겨 있었다. 콘크리트 구조물 안에 달려 있는 작업용 전등만 아니면 마치 거대한 빌딩 골조공사 현장 같다. 콘크리트 천장이 바다 속 30m 아래라는 설명에 사람들은 놀라는 표정이다. 세계에서 가장 깊은 곳에 건설되는 부산시 가덕도 앞바다 침매(沈埋)터널 내부가 17일 공식적으로 처음 공개됐다. 가덕도 동쪽 침매터널 입구를 340m쯤 들어가 만난 3번 함체(函體·터널 구조물). 한 달 전에 가라앉힌 이 함체는 높이 9.75m, 너비 26.5m, 길이 180m짜리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함체 하나에는 레미콘 차량 3000대 분량의 콘크리트가 들어가며, 무게는 4만5000t에 이른다. 현재 이런 함체가 가덕도 쪽에서 거제도 쪽으로 4개 설치돼 있다. 물을 빼지 않아 이날 들어가지 못한 4번 함체는 바다 속 35m 아래에 누워 있다.

가덕도에서 거제도 장목면을 잇는 총 8.2㎞의 전체 연결도로 중 가덕도∼대죽도 사이 3.7㎞ 구간이 해저 침매터널 공법으로 만들어진다. 여기에 들어가는 함체는 모두 18개. 올해 안에 6개 함체를 설치하는 등 앞으로 14개를 추가로 바다에 빠뜨린다. 현재 공정은 56%로 2010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이날 사업시행자인 GK해상도로㈜의 시공 중간보고에는 허남식 부산시장과 김태호 경남지사, 금호아시아나 그룹 박삼구 회장, 대우건설 서종욱 사장 등이 참석했다.

◇차량 화재와 지진에도 대비=하나의 함체 안에는 왕복 4차로의 도로가 설치된다. 두 도로 사이에는 너비 5m의 비상통로가 있었다. 현장소장인 대우건설 양보현 상무는 “차량 화재가 발생했을 때 대비한 운전자들의 대피로”라고 설명했다.

김태호 지사는 “지진이 일어나면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다. “지진으로 함체 사이 접합 부위가 10㎝쯤 벌어져도 안전하도록 내진 설계가 돼 있다 ”는 답변이 돌아왔다.

◇4만t짜리를 1초당 1㎜씩 이동=함체와 함체 사이 연결 부위에서는 자세한 설명이 이어졌다. 양 소장은 “통영 안정공단에서 만든 함체 양쪽을 막고 물을 채워 예인해 와 가라앉힌 뒤 물을 빼내고 잇는다”고 설명했다. 이때 무게 4만5000t짜리 함체를 1초당 1㎜씩 미세하게 옮기는 묘기가 펼쳐진다. 대형 윈치(winch·무거운 물건을 높은 곳으로 들어올리거나 끌어당기는 기계) 14개가 쇠줄로 함체를 묶고 있는 해상구조물인 정밀 침설(沈設)장비는 중앙관제실에서 컴퓨터로 쇠줄의 장력을 조절해 함체를 바다 속에 빠뜨린다. 수중음향 위치추적시스템이 쇠줄의 길이와 변화·각도를 확인해 조정한다. 함체는 높이 9.75m 중 9.5m까지 잠긴 ‘반 잠수 상태’로 걷는 속도인 4노트 이하로 옮긴다.

글=김상진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침매터널=유럽과 일본 등 120여 곳에 건설돼 있지만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침매터널은 해안도시를 둘러싼 만이나 강에 많이 설치된다. 거가대교 침매터널은 최대 수심이 53m인 외해인 데다 수압과 파도 등을 이겨야 하는 악조건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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