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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의료의현장>10.끝.마운트 사이나이병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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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인체 주요장기중 인류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것으로는 단연 심장을 꼽을 수 있다.해부학적 구조와 생리는 물론 각종 심질환에대한 병리기전까지 거의 완벽하게 규명돼 이제 더이상 심장에서 궁금한 것은 없다는 성급한 결론마저 내려진 상태 이기 때문이다. 이는 세계 최고의술을 자랑하는 미국인의 최대 사인이 바로 심장혈관이 좁아져 생긴 관상동맥질환인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매년 50만여명의 미국인이 이 때문에 사망해 심장연구는 미국의 국가적 과제인 셈이다.
미국에서 1류병원의 척도로 그 병원 심혈관센터의 수준을 가늠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뉴욕 마운트사이나이병원 심혈관센터는 올해로 설립 81주년을 맞아 미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현재 관상동맥질환 진단에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트레드밀 운동부하검사도 마운트사이나이에서 비롯됐으며,식도에서 초음파로 심장구조 를 살펴보는검사법도 이곳 심장내과팀에 의해 본격화됐다.그러나 내과적 풍선확장술이나 외과적 우회이식술로 대표되는 관상동맥질환 치료법은 이미 보편화된 방식.결국 1류여부는 얼마나 정밀하고 안전하게 시술할 수 있느냐는 손기술과 경험의 축적에 달려 있다.
74년 이후 20여년간 마운트사이나이 심혈관센터를 이끌어온 리처드 골린박사는 『다른 병원에서 풍선확장술로 좁아진 관상동맥을 늘리는데 실패하거나 치료후 다시 좁아진 이른바 난치성 관상동맥질환을 전담치료하는 것이 마운트사이나이의 역할 』이라고 강조했다. 보다 획기적인 것은 마운트사이나이 연구진이 최근 선보인 자기공명영상장치(MRI)를 이용한 첨단진단법이다.
기존진단법으로 대표적인 것은 도관을 이용해 좁아진 관상동맥을살펴보는 심도자술.
하지만 이를 위해선 다리동맥을 통해 심장까지 도관을 찔러 넣은뒤 염색약을 주입해야 하는 위험부담이 있어 검사전 환자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MRI는 몸에 손하나 대지 않고 좁아진 관상동맥의 내경을 직접 영상으로 얻을 수 있어 조만간 심도자술을 대체할 것이 확실하다.
환자의 동선(動線)을 최소화해 편의성을 제고한 진료시스템도 본받을 만하다.이곳 심혈관센터에서 17년간 근무해온 서경희(徐慶喜)간호사는 『심장내과전문의만 36명으로 규모면에서 세계 최대 수준이지만 초보적인 심전도검사에서 응급수술까지 모두 1개층에서만 이뤄져 엘리베이터가 필요없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뉴욕=홍혜걸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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