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리 기자의 통계로 본 IT] 전자상거래 규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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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흔히 전자상거래라 하면 ‘기업과 소비자 사이’ 혹은 ‘소비자와 소비자 사이’에서 일어나는 거래를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기업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거나, 옥션·G마켓·11번가 같은 오픈마켓을 이용해 본 경험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전자상거래액의 대부분은 기업 간 거래에서 발생합니다.

기업 간 거래란 생산업체와 도·소매, 도매와 도매 등 유통업체 사이에서 이뤄지는 거래입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08년 1분기 전자상거래 통계조사 결과’에도 이 사실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1분기 기업 간 거래 127조원=올 1분기 총거래액 138조원 중 기업 간 거래(127조원)가 차지하는 비중은 92%에 이릅니다. 지난해 같은 분기에 비해 거래액도 20%나 늘었습니다. 이는 평균 증감률 19%를 웃도는 것입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건 오픈마켓 등에서 일어나는 소비자 간 거래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입니다. 지난해 같은 분기에 비해 거래액이 26%나 많아졌습니다. 참고로, 인터넷 쇼핑몰에서의 결제 수단은 신용카드가 66%로 가장 많았고 온라인입금 29.7%, 전자화폐 0.7% 순이었습니다. 

◇건설도 이제는 전자상거래로=기업 간 거래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건 제조업이었습니다. 철강·자동차·조선 같은 중후장대형 산업부터 소소한 식품·생활용품 생산까지 포괄한 개념이죠.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거래액도 21% 증가했습니다. 서비스업을 빼곤 건설업 분야의 지난해 동기 대비 거래액 증감률이 30%로 높습니다. 보수적이라는 건설업계에서도 이젠 전자상거래가 대세인가 보네요. 

◇거래액 6년 만에 4배로=보고서에는 우리나라 전자상거래액 규모가 얼마나 늘어 왔는지에 대한 통계도 들어 있습니다. 2001년 119조원 규모이던 거래액이 지난해에는 517조원이 됐습니다. 이번 조사를 담당한 통계청 경제통계국의 박학룡 사무관은 “6년 만에 거래 규모가 4배로 커졌다”며 “특히 기업·정부 간 거래와 소비자 간 거래의 성장이 도드라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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