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신’ 막아줄 3D 프로그램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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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소비자가 자동차 등을 사기 전에 컴퓨터의 3차원(3D) 가상공간에서 미리 타 보고, 제조업체에 다양한 의견을 낼 수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

세계 최대의 PLM(제품수명주기관리) 프로그램 업체인 프랑스 다소시스템의 버나드 샬레(사진) 회장의 말이다. 샬레 회장은 11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3D 기술을 활용한 PLM 2.0 프로그램인 ‘V6’를 발표했다.

-V6가 기존 프로그램과 다른 점은.

“PLM(Product Lifecycle Management)은 자동차·항공기 등을 만들기 전에 컴퓨터의 3차원 공간에서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가상공간에서 설계·디자인·생산 등을 해봄으로써 제품 개발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런데 기존 PLM은 제조업체에서만 쓸 수 있었다. 그러나 V6는 웹2.0과 비슷한 개념이다. 온라인에서 누구나 제품 설계에 의견을 내고 수정작업까지 참여할 수 있다. 휴대전화 단말기 업체가 3D로 설계한 제품을 온라인에 띄워놓으면 해외의 다른 엔지니어나 소비자들이 모여 기능이나 디자인을 의논하고 수정할 수 있다.”

-현재도 제품 생산 과정에 소비자가 의견을 내는 이른바 ‘프로슈머’도 있다.

“프로슈머는 서면이나 구두로 의견을 낼 뿐이다. 그러나 V6는 신제품을 동영상으로 보면서 의견을 낼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실제와 비슷한 3D로 된 신차를 보면서 인테리어는 어떻게 하고 의자 색깔은 무슨 색으로 하면 좋은지 조언할 수 있다. 제조업체는 이 의견을 즉석에서 수정하기도 한다.”

-V6 프로그램의 또 다른 특징은 뭔가.

“예를 들어 온라인 쇼핑몰에서 청소기를 구입할 때 지금은 사진만 보고 산다. 하지만 V6는 가상공간에서 청소기를 직접 사용해 보고 기능이 어떤지를 확인한 뒤 살 수 있다. 인터넷 공간은 이렇게 3D로 진화 중이다.”

-다른 분야에서도 활용할 수 있나.

“한국폴리텍대학과 산학협력을 맺고 3D 과목을 개설했다. 학생들에게 가상 실험실을 만들어 놓고 이용하게 한다. 미래 세대는 가상공간 속의 3D가 첫 번째 생활이고, 현실은 두 번째 생활이 될지 모른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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